한국 정부가 2027년 기관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인프라와 연동한 ‘토큰화 국채’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국채의 토큰화가 단순한 구상에서 정부 공식 일정으로 올라온 셈이다.
정부는 13일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고 이 같은 계획을 담았다. 이번 방안에는 한국은행(BOK)의 CBDC 인프라를 다른 블록체인과 상호운용 가능하도록 연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외부 분산원장과 중앙은행의 허가형 시스템을 연결해 볼 수 있는지 시험하겠다는 뜻이다.
이번 사업은 기관 간 결제용으로 설계된 도매형 CBDC가 단순한 디지털 결제 수단을 넘어 자본시장 인프라로도 쓰일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성격이 강하다. 다만 정부는 어떤 국채가 대상인지, 시범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참여 기관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발행 단계까지 포함할지, 유통시장 거래만 볼지, 아니면 사후 결제에 한정할지도 정하지 않았다.
토큰화 국채 구상은 지난 1일 유럽중앙은행(ECB) 중앙은행 포럼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먼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 총재는 국채를 토큰화의 ‘큰 상’이라고 표현하며, 토큰화 국채·도매형 중앙은행 돈·토큰화 예금을 하나의 원장에 올리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 한강’의 확장판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번 계획을 더 큰 ‘블록체인 경제’ 전략의 일부로 묶었다. 2026년 하반기에는 대규모 실증사업과 디지털 자산·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지원할 추가 대책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블록체인 기업과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 정비도 병행할 방침이다.
한국은행은 다만 속도와 연속성이 높은 결제 구조가 금융 스트레스를 더 빨리 전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스마트계약, 유동성 관리, 데이터 오라클 같은 위험도 함께 거론했다. 현재 ‘프로젝트 한강’의 디지털 원장과 기존 지급결제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했다.
토큰화 국채 시범사업은 2027년 2월 시행 예정인 토큰증권 시장 제도와도 맞물린다. 분산원장을 증권등록부로 인정하는 법 개정이 발효되면 주식, 채권, 머니마켓 상품 등 토큰화 증권의 발행과 유통이 가능해진다. 원달러환율이 1달러당 1,495원까지 오른 가운데, 한국이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 제도화를 동시에 밀어붙이면서 금융 인프라 전환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시장 해석
한국 정부가 토큰화 국채와 CBDC를 연결하는 시범사업을 공식화하면서, 블록체인 기반 자본시장 인프라 전환이 ‘실험 단계’를 넘어 정책 실행 단계로 진입했다.
국채라는 핵심 안전자산이 토큰화 대상에 포함되면서 디지털자산 산업의 제도권 편입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 전략 포인트
단기적으로는 제도 확정 전까지 참여 기관, 발행 범위 등 불확실성이 크므로 정책 방향성을 중심으로 해석 필요.
중장기적으로는 토큰증권(STO), CBDC, 스테이블코인 규제 정비가 동시에 진행되며 금융 인프라 통합 기회 확대.
금융사·핀테크 기업은 결제·담보·증권 발행을 아우르는 ‘통합 원장 기반 서비스’ 준비가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음.
📘 용어정리
CBDC: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로, 여기서는 금융기관 간 결제용으로 사용되는 형태.
토큰화 국채: 정부 채권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유통하는 구조.
통합원장: 중앙은행 돈, 예금, 증권 등을 하나의 디지털 장부에서 동시에 관리·결제하는 시스템.
오라클: 블록체인 외부 데이터를 스마트계약에 전달하는 장치로, 오류 발생 시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