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최대 수탁은행 중 하나인 뉴욕멜론은행(BNY)이 펀드 인프라의 핵심 기능을 블록체인으로 이전한다. 전통 금융과 ‘토큰화’ 자산이 본격적으로 결합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BNY는 7월, 약 59조 달러(약 8경5736조 원) 규모 자산을 관리·보관하는 글로벌 금융기관으로서, 펀드 거래의 핵심인 ‘기명·기록 관리(transfer agency)’ 시스템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는 펀드 소유권 기록을 단일 원장에 통합해 중개 단계를 줄이려는 시도다.
펀드 소유권 ‘온체인’으로…중개 구조 단순화
캐롤린 와인버그 최고제품책임자(CPO)는 “모든 펀드 거래 뒤에 있는 기록 시스템을 온체인으로 옮기는 것이 목표”라며 “BNY는 이를 통해 핵심 금융 기능을 현대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현재 펀드 시장에서는 거래 기록과 소유권 확인 과정에서 여러 중개기관과 데이터 대조 작업이 필요하다. BNY는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단일 소유권 원장’을 구축해 이러한 비효율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BNY는 약 8조6000억 달러(약 1경2497조 원) 규모 자산과 760만 계좌를 обслуж하며, 이번 변화는 자산 서비스 사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블랙록도 참여…토큰화 펀드 경쟁 본격화
이번 인프라는 일부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먼저 도입한다. 2610억 달러 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베일리기포드는 영국 규제 환경에서 ‘완전 네이티브 토큰화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 블랙록과 드레퓌스(머니마켓 및 현금관리 사업부)도 향후 출시될 펀드에 해당 시스템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블랙록과 프랭클린템플턴 등은 단기채와 현금을 기반으로 한 ‘토큰화 머니마켓 펀드’를 시장에 선보인 바 있다.
“2030년 월가 전면 블록체인화 가능성”
월가 전반에서도 인프라 전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토큰화 플랫폼 브릭켄의 에드윈 마타 CEO는 “2030년에는 월가 금융 시스템이 대부분 블록체인 위에서 운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 씨티,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은행들도 2027년 상반기까지 ‘토큰화 예금 네트워크’를 공동 구축해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대응할 계획이다.
기존 시스템 공존…보안 리스크는 과제
다만 전통 금융 시스템이 단기간에 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에밀리 포트니 자산서비스 총괄은 “수조 달러 규모 자산이 기존 인프라에 계속 남을 것”이라며 이중 구조의 장기 공존을 강조했다.
블록체인은 스마트컨트랙트 버그나 네트워크 간 연결(브리지) 취약점 등 ‘사이버 리스크’도 안고 있다. 그럼에도 BNY는 단일 원장을 통한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 개선이 이러한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움직임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펀드 시장 구조 자체’를 재편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월가가 토큰화 자산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의 경계는 더욱 빠르게 흐려지고 있다.
🔎 시장 해석
BNY의 블록체인 기반 펀드 기록 전환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전통 금융 인프라의 구조적 재편 신호다. 특히 ‘단일 원장’ 구축을 통해 중개기관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은 월가 전반의 비용 절감 경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블랙록 등 대형 운용사 참여는 토큰화 펀드가 실험 단계를 넘어 본격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전략 포인트
단기적으로는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단기채 기반 상품 등 안정 자산 중심으로 확산이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는 펀드뿐 아니라 예금·채권·주식까지 온체인화될 가능성이 커 인프라 기업과 블록체인 플랫폼에 기회가 집중될 수 있다.
다만 기존 시스템과 병행 운영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점진적 전환’ 전략이 유효하다.
📘 용어정리
토큰화(Tokenization): 실물 자산이나 금융상품의 소유권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토큰으로 표현하는 방식.
온체인(On-chain): 거래 및 기록이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서 직접 처리·저장되는 구조.
트랜스퍼 에이전시(Transfer Agency): 펀드 투자자의 소유권 기록과 거래를 관리하는 핵심 백오피스 기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