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6일, 암호화폐 시장이 거시경제의 불확실성과 주요 플레이어들의 엇갈리는 행보 속에 혼란을 겪고 있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 가능성이 시장 전반을 짓누르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대규모 손절매 움직임이, 다른 한쪽에서는 제도권 금융의 진입 시도가 포착되며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 '파란불' 켜진 시장… 1억 3천만 달러 강제 청산
시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이다. 26일 오전 5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 넘게 하락한 8만 6,415달러, 이더리움은 5% 가까이 급락한 2,808달러를 기록했다. 솔라나(-7.42%)와 카르다노(-6.6%) 등 주요 알트코인의 낙폭은 더 컸다.
가파른 하락세는 대규모 강제 청산으로 이어졌다. 지난 24시간 동안 파생상품 시장에서 약 1억 3천만 달러(한화 약 1,500억 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주목할 점은 청산액의 대다수인 약 9,131만 달러가 상승을 예견한 '롱 포지션'이었다는 것이다.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이 같은 급락을 예상하지 못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하락세의 주원인으로는 '미국 정부 셧다운' 공포가 지목된다. 정부 기능 정지에 따른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하게 작동했다는 분석이다.
◆ 게임스탑의 미스터리한 '1천억 손절'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밈(Meme) 주식'의 상징인 게임스탑(GameStop)의 움직임이다. 게임스탑은 보유 중이던 비트코인 약 4,710개(약 4억 2,800만 달러 상당) 전량을 코인베이스 프라임 계좌로 이체했다. 통상적으로 거래소 이체는 매도를 위한 준비 단계로 해석된다.
문제는 매도 타이밍이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게임스탑의 비트코인 매입 단가는 약 10만 7,900달러 수준이다. 현재 시세인 8만 6천 달러 선에서 매도할 경우, 약 7,600만 달러(한화 약 1,0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확정 짓게 된다.
시장에서는 게임스탑이 단순히 추가 하락을 우려해 '패닉 셀'에 나선 것인지, 아니면 확보한 현금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려는 것인지 의도가 불분명해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바이낸스에서 신규 생성된 익명 지갑으로 이더리움 4만 개(약 1억 1,500만 달러)가 이체되는 등 거대 자금의 미스터리한 이동이 잇따르고 있다.
◆ 떠나는 개미 자리에 들어오는 거인, UBS
게임스탑이 시장을 이탈하려는 조짐을 보이는 반면, 전통 금융의 거물은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 은행 중 하나인 UBS가 스위스 최상위 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거래 서비스 제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는 기업들과 달리, 거대 금융기관들이 암호화폐를 제도권 자산으로 편입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종의 '세력 교체'가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 극과 극의 전망: "천만 달러 간다" vs "파티는 끝났다"
시장의 향방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강세론: 비트코인 초기 개발자 아담 백은 비트코인을 "물에 잠긴 공"에 비유하며, 거시경제 압박이 해소되는 순간 가치가 폭발해 궁극적으로 1,000만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채굴업체 아이리스 에너지(IREN)의 마이크 알프레드 역시 "바닥이 가깝다"며 공포(FUD)에 흔들리지 말고 보유(HODL)할 것을 조언했다.
약세론: 반면 블룸버그의 마이크 맥글론 전략가는 "2026년부터 암호화폐 강세장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는 현물 ETF 승인이라는 대형 호재가 이미 소진되었으며, 낮아진 변동성은 신규 자금 유입이 멈췄다는 신호라며 '상승 시 매도' 전략을 권고했다.
◆ 기술과 제도는 '미래'를 준비 중
혼란스러운 가격 흐름과 별개로 기술 및 제도적 인프라는 꾸준히 다져지고 있다. 이더리움 재단은 미래 양자 컴퓨터의 위협에 대비해 '포스트 퀀텀(Post-Quantum) 보안팀'을 신설하며 네트워크의 영속성을 준비하고 있다.
규제 환경 또한 긍정적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제미니와 제네시스를 상대로 한 소송을 공식 취하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암호화폐 시장 구조 법안 서명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기관 투자자들의 유입을 돕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안 이슈는 여전한 과제로 남았다. 최근 미국 정부 압류 자산 관리 업체 관계자가 내부자 소행으로 580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빼돌린 사건이나, 프랑스 세금 신고 플랫폼 해킹 등은 투자자 보호 인프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