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1만 달러 간다? 거시경제·기술 분석 속 고평가 논쟁 가열

리플(XRP)의 미래 전망을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최근 온라인상에서 XRP가 장기적으로 개당 1만 달러(약 1억 3,900만 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주장은 단순한 낙관적 기대를 넘어 글로벌 금융 생태계 변화와 달러 가치 하락이라는 거시 흐름에 기반하고 있어 일각에선 일정 부분 타당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X(구 트위터) 사용자 'AbrahamArmy'는 XRP의 1만 달러 가능성을 제시하며 "이는 단순한 과장이 아니라 수치와 글로벌 흐름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달러가 1971년 이후 96%의 가치를 잃은 현재, 미국의 국가 부채는 34조 달러(약 4경 7,260조 원)를 넘어섰고, 이에 따른 연간 이자 부담만 1조 달러(약 1,390조 원)에 달한다. 그는 이런 환경에서 자산 가치 평가는 바뀔 수밖에 없으며, XRP 같은 디지털 자산이 가격 재편의 중심에 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XRP의 핵심 강점은 전 세계 금융기관을 연결하는 강력한 인프라다. 리플넷(RippleNet)은 300개 이상의 은행과 제휴하고 있으며, ODL(On-Demand Liquidity)은 6개 대륙에서 실시간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규제를 준수하는 스테이블코인 RLUSD와 안전한 수탁 서비스를 갖춘 리플 커스터디 또한 기업 채택 가능성을 키운다. 특히 실물자산 토큰화 시장이 2030년까지 16~30조 달러(약 2경 2,240조~4경 1,7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XRP는 빠르고 호환성 높은 결제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현실적인 관점에서 XRP의 1만 달러 도달 가능성은 낮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전체 시가총액 관점에서 XRP가 개당 1만 달러가 되려면 총 가치는 약 530조 달러(약 737경 7,000조 원)에 달해야 하며, 이는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 가치에 근접하는 수치다. 따라서 'XRP가 모든 글로벌 금융을 장악하지 않는 이상' 이러한 가격은 단기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보다 현실적인 분석으로는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Steph is Crypto’가 제시한 피보나치 파동 분석이 있다. 그는 XRP가 현재 조정 국면인 웨이브 4 단계를 마무리 짓고, 강한 반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이 분석에 따르면 단기 목표가는 5.36달러(약 7,450원), 11.28달러(약 1만 5,710원), 23.73달러(약 3만 2,990원), 그리고 최대 37.55달러(약 5만 2,110원)까지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XRP는 현재 기준 2.30달러(약 3,190원) 부근에서 거래 중이다.

결국 XRP의 장기적 가능성은 글로벌 통화 및 결제 네트워크에서 어떤 역할을 차지하느냐에 달렸다. 제도권 채택과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 확장이 본격화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도 꿈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기술적 분석과 실제 수요에 기반한 객관적 시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