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현물 기반 리플(XRP) ETF의 출시일이 공식 확정됐다. 캐나다 자산운용사 퍼포즈 인베스트먼트가 오는 6월 18일, 토론토 증권거래소(TSX)에 XRP 현물 ETF 상장을 예고하면서, XRP 투자자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온 사건이 현실화됐다.
이번 ETF는 캐나다 온타리오 증권위원회(OSC)의 승인을 받아 출시되는 것이며, XRP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네 번째 규모의 암호화폐인 XRP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면서 기관 투자자와 일반 투자자 모두에게 새로운 투자 경로를 열어줄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아직 XRP 현물 ETF 승인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상황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앞서 올해 초, 해시덱스는 미국 내에서 최초로 XRP 현물 ETF를 출시해 선전했고, 현재 윈덤트리, 프랭클린템플턴, 비트와이즈 등 다수 운용사들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상품 출시를 목표로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 ETF는 이르면 올해 4분기에 승인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SEC가 이더리움(ETH) ETF 승인을 비롯한 알트코인 ETF 전반에 대한 태도를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현재 미국 내 XRP ETF 중에서는 투기성이 강한 상품이 일부 출시돼 있다. 지난 4월 투크리움은 미국 최초의 2배 레버리지 XRP ETF를 선보였으며, 이어 지난달에는 볼래틸리티 셰어스가 실물 1:1 대응 구조의 XRP 선물 ETF를 시장에 소개했다. 그러나 이들 상품은 실제 XRP 현물 보유를 기반으로 한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캐나다 TSX 상장과는 성격이 다르다.
XRP의 ETF 승인은 단순한 투자 수단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증권성 여부를 둘러싼 법적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XRP에 대해 주요 금융 규제기관이 실질적인 금융상품 승인을 내리면, 이는 리플 생태계 전반에 신뢰도를 더해줄 수 있다. 현재까지의 움직임은, XRP가 주요 디지털 자산으로 정착해가는 과정에서 제도권 편입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번 퍼포즈 인베스트먼트의 ETF 출시는 캐나다 시장에서 시작되지만, 향후 미국 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최근 XRP 선물 상품을 승인받은 만큼, 관련 파생상품과 현물 ETF 간 시너지도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CME 승인 이후, XRP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약 88%에 달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XRP 투자자들에게 이번 캐나다 ETF 출시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XRP의 제도권 채택이 점차 현실화하는 가운데, 향후 미국 SEC의 대응 여부가 글로벌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