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비트코인(BTC)을 ‘디지털 금’으로 간주하며 재무 전략에 편입해온 가운데, 이더리움(ETH)을 중심으로 보다 생산적인 자산 운용 모델을 채택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갤럭시 디지털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여러 상장사들의 ETH 커스터디 사례를 분석하며, 이들이 차입 중심의 보유 전략을 넘어서 실질 수익 창출이 가능한 스테이킹 및 디파이 활용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세일러(Michael Saylor)가 이끄는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대량 보유 전략은 50개 이상의 기업들에게 영향을 주며 유사 전략을 촉진했다. 그러나 초기 ETH 재무 전략을 수립한 기업들은 이와는 다른 접근을 택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 보유를 넘어 이더리움을 이자 수익을 발생시키는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ETH 전략 기업들은 ETH를 자신들의 자본금으로 스테이킹하거나 디파이 생태계에 직접 참여하며 운용 수익을 실현하고 있다. 특히 샤프링크(SharpLink), 비트마인(BitMine), 비트디지털(Bit Digital), 게임스퀘어(GameSquare) 등은 이러한 활동을 차입금이 아닌 자본금 유상증자 방식으로 추진하며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있다.
이들 기업은 ETH를 단순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스테이킹을 통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보안과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게임스퀘어의 경우, 디파이 기반 수익 전략을 통해 유동성 풀과 대출 플랫폼 등에 기여하면서 생태계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운용은 기업 재무 전략에서 자산 수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샤프링크는 최근 7월 7일부터 13일까지 약 7만 4,656 ETH를 개당 평균 2,852달러에 매입해 약 2억 1,300만 달러(약 2,963억 원)를 투입했다. 이로써 총 보유량은 28만 706 ETH에 달하며, 지금까지 기업 중 가장 많은 ETH를 보유한 사례로 꼽힌다.
비트마인은 6월 30일, 주당 4.50달러에 5,560만 주를 유상증자하며 총 2억 5,000만 달러(약 3,475억 원)를 조달했다. 이 자금으로 추가로 8만 1,380 ETH를 매입해 총 보유량은 16만 3,000 ETH로 증가했으며, 발행 주식 수도 13배나 확대됐다.
비트디지털은 동월 말 CEO 샘 타바르(Sam Tabar)의 리더십 아래, 보유 중이던 비트코인 280개를 매각해 1억 7,200만 달러(약 2,391억 원)를 확보했고, 이를 ETH 재무 전략에 투입했다. 3월 말 기준 해당 기업은 2만 4,434 ETH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2만 1,568 ETH는 연 3.2% 평균 수익률의 스테이킹으로 운용 중이다.
게임스퀘어는 7월 초 800만 달러(약 111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ETH 재무 전략을 시작했으며, 디지털 자산 운영사 다이얼렉틱(Dialectic)과 협력해 연 8~14%의 수익률을 목표로 한 새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첫 번째 구매는 500만 달러(약 70억 원) 상당의 ETH였다.
최근 ETH 가격의 변동성, 스마트 계약 리스크, 주식 희석 우려 등 불확실성 요소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업들은 수익 창출과 이더리움 생태계 참여라는 '이중 가치' 전략으로 투자자들의 평가 모델을 재편하고 있다. 갤럭시 디지털은 향후 이러한 ETH 기반의 자본 운용 모델이 보다 활동적이고 효율적인 기업 재무 전략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