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 랠리 속 레버리지 과열…급락 리스크 경고

비트코인(BTC)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숨고르기에 들어가자, 이른바 ‘알트코인 시즌’이 본격화되며 주요 알트코인들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과도한 레버리지를 동반한 투기적 과열이 누적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걸친 급격한 변동성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비트코인은 지난 7월 105,400달러에서 122,700달러(약 1억 7,037만 원)까지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지만, 현재는 해당 수준보다 소폭 하회하며 정체 구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XRP, 도지코인(DOGE) 등 주요 알트코인들이 뚜렷한 상승 흐름을 견인하고 있다.

애널리틱스 플랫폼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이러한 시장 흐름은 7월 7일부터 본격화된 알트시즌 조짐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한 알트코인 시가총액은 최근 2주 사이 약 2,160억 달러(약 300조 2,400억 원)가 증가했다. 이는 미 달러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의 상승폭 중 하나로 평가된다.

비트코인과 알트코인 간 가격 흐름도 점차 디커플링되고 있다. 알트코인들 간 높은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개별 펀더멘털보다 투자자 심리와 자본 회전 흐름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는 시장에 심각한 레버리지 누적이라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7월 한 달 동안 이더리움, 솔라나, XRP, 도지코인을 포함한 4대 주요 알트코인의 선물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이 260억 달러에서 440억 달러(약 608조 4,000억 원)로 폭증했다. 특히 12거래일 연속으로 2표준편차 이상을 상회한 상태가 유지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이런 레버리지 집중은 상승세를 증폭시키는 동시에 하락 시 손실 폭도 확대시키는 ‘레플렉시브(reflexive)’ 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폭발적 상승 이후의 급격한 반락 가능성이 더욱 커지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글래스노드는 또, 현재 알트코인 선물 시장에서 롱 포지션 쪽 참가자들이 매월 약 3,290만 달러(약 457억 원)의 자금을 펀딩 비용으로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2024년 3월의 비트코인 강세장 고점 당시 수준에 근접하며, 역대 최고가였던 2024년 말 10만 달러 돌파 당시에는 약간 못 미치는 규모다.

시장 참여자들의 자산 배분도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 이더리움의 미결제약정 지분은 38%까지 상승한 반면, 비트코인은 62%로 감소했다. 이는 자금이 비트코인에서 알트코인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투기적 순환 매수세가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몰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더리움의 무기한 선물 거래량 비중이 비트코인을 처음으로 추월한 것도 주목된다.

비트코인의 횡보세가 장기화되거나 소폭의 하락으로 전환될 경우, 지금의 공격적 알트코인 포지션은 급락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레버리지를 기반으로 한 강세장은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현재 알트코인은 강력한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는 건전한 실물 펀더멘털보다는 레버리지와 투자자 과열심리에 의존하고 있다. 이같은 환경은 장기적으로 시장의 불안정성과 변동성 리스크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