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사상 최고가 돌파 후 급락…리플 CEO “사기 시도 급증” 경고

XRP(리플) 가격이 최근 며칠 사이 급등락을 반복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급격한 상승 이후 대규모 매도, 그리고 CEO의 경고 메시지까지 이어지며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XRP의 기반 네트워크인 XRPL의 지갑 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시장 내부의 복잡한 흐름이 함께 포착된다.

XRP는 지난 며칠 사이 2018년 기록했던 고점을 넘어 3.65달러(약 5,074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번 급등으로 XRP의 시가총액은 약 2,874억 원(2070억 달러) 수준에 도달해, 시가총액 기준 3위 암호화폐로 올라섰다. 이는 우버, 샤오미, 보잉, 지멘스 등에 버금가는 규모다. 하지만 이 같은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 정체불명의 고래 주소가 7,500만 XRP를 한꺼번에 매도하면서 시장은 급랭했다. 매수 대기가 충분하지 않았던 주문장 구조 속에서 매도세가 가격을 빠르게 끌어내리며, XRP는 단 몇 시간 만에 약 15% 급락했다. 이 여파로 청산된 롱 포지션 규모만 약 1,251억 원(90만 달러)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XRP는 약간의 반등 이후 3.16달러(약 4,395원)에 거래되며 일간 기준으로도 5% 이상 하락한 상태다.

이런 가격 변동성 속에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CEO는 XRP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긴급 경고 메시지를 발표했다. 갈링하우스는 “시장 상승과 함께 사기 시도가 함께 급증하고 있다”며, 유튜브에서 리플을 사칭한 계정이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식 채널 외에 임의로 진행되는 에어드롭이나 검증되지 않은 제안은 거의 대부분이 사기”라며, 원천 차단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리플의 메인네트워크인 XRPL는 의미 있는 성과도 기록했다. 최근 XRPL 기반 지갑 수가 720만 개를 돌파하며 2024년 말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지갑 수는 지난해 중순부터 꾸준히 증가해왔다. 다만 최근 들어 신규 월렛 생성 속도는 둔화되고 있어, 네트워크 확장 속도 또한 서서히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상승 모멘텀 약화의 조짐으로 볼 수 있다.

XRP 시장은 지금, 고점 돌파의 희열과 급락의 경계심, 그리고 기술적 성과와 사기 경고가 동시에 엇갈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변동성뿐 아니라 보안 이슈까지 다층적 리스크에 노출된 상황이다. 주의 깊은 정보 확인과 냉정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