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네이도 캐시 개발자, '이더리움을 깨끗이' 티셔츠 법정 증거로 주목

2019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암호화폐 행사에서 토네이도 캐시 공동 개발자 로만 스톰(Roman Storm)이 입은 티셔츠가 뉴욕 남부지방법원 법정에서 논란이 됐다. 이번 재판은 토네이도 캐시를 통한 자금세탁 혐의를 두고 진행 중이며, 검찰과 변호인단 모두 이 티셔츠를 언급해 이목이 집중됐다.

미국 검찰은 이 티셔츠가 자금세탁 의도를 시사하는 간접 증거라고 주장했다. 해당 티셔츠에는 "I keep my Ether clean with Tornado.cash"라는 문구와 함께 빨래기계 이미지가 그려져 있는데, 이는 이더리움(ETH)을 ‘씻는다’는 표현으로 믹싱 서비스를 통해 자금을 정화한다는 암시를 담고 있다. 검찰은 이를 통해 피고가 자금세탁 기능을 인지한 채 서비스를 운영했다고 보고 있다.

로만 스톰의 변호인단은 이 티셔츠에 대해 유머의 일환이었으며, 단순히 기술의 기능을 강조한 표현일 뿐 불법 목적을 드러낸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이런 아이템은 암호화폐 업계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해당 티셔츠는 2019년 ETHBoston에 참석했던 한 관람객이 촬영한 동영상에서 등장하며, 스톰이 실제로 행사에서 이를 착용하고 있던 장면이 확인됐다. 영상 속 티셔츠는 믹싱 서비스 사용 이후 ‘깨끗해진’ 이더리움을 상징하는 그래픽까지 포함돼 있어, 법정에서는 그 상징성과 해석 가능성을 두고 팽팽한 공방이 이어졌다.

토네이도 캐시는 거래 추적을 어렵게 만들어 사생활 보호를 가능케 하는 기술로 설계됐지만, 최근에는 북한 라자루스 그룹 등 사이버 범죄 조직이 이용한 정황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미국 당국의 제재 대상이 된 바 있다. 로만 스톰은 이와 관련해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번 재판은 그 유죄 여부를 가리는 핵심 변곡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