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12만 달러(약 1억 6,680만 원)를 상회한 직후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분석가들이 ‘이번 상승장의 세 번째 주요 차익 실현 물결’이라고 부르는 대규모 매도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대규모 보유자들의 ‘이익 실현’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중요한 감정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온체인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7월 말 비트코인 실현 수익은 60억~80억 달러(약 8조 3,400억 원~11조 1,200억 원)에 달했다. 이 수치는 2024년 3월과 12월의 국지적 고점과 거의 일치하며, 과거의 급등 직후 매도 흐름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해당 시점마다 매도세가 몰리면서 고점을 찍었던 전례를 감안할 때, 이번 실현 수익 급증 역시 향후 하락 위험 신호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이번 매도세를 주도한 것은 이른바 ‘신흥 고래(new whales)’로 불리는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비트코인이 12만 달러를 돌파하자 대거 이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고래로 분류되는 집단은 최소 1,000 BTC를 보유한 주소들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모를 갖는다. 과거 고래들은 초기 시장 참여자들이 많았지만, 이번 ‘신흥 고래’들은 비교적 최근 들어 비트코인을 모은 고액 투자자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이들 중 상당수가 기관투자자 또는 대기업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몇 달 사이 다수의 기관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에 유입되며 신규 대량 보유자가 급격히 늘어난 바 있다. 이렇게 형성된 새로운 투자 주체들이 지금과 같이 가격 고점 국면에서 수익을 실현하고 있다는 점은, 단기적으로 시장의 조정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12만 달러선을 넘어서며 기술적 고점을 경신한 만큼, 과열된 투자 심리를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이익 실현이 반복될수록 상승장의 지속력이 점차 약해지는 모습을 보여왔던 과거 흐름을 고려할 때, 이번 매도 흐름 역시 주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