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가 최근 이더리움(ETH)을 대거 스테이킹하며 암호화폐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동시에 블랙록과 신규 고래 지갑들이 대규모 ETH 매입에 가세하면서, ETH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신뢰가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더리움(ETH) ETF 자금 유입 급증과 장기 보유 전략이 맞물리며 ETH의 시장 수급 구조에 결정적인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온체인 분석업체 룩온체인에 따르면, FTX 및 알라메다리서치는 2만 736개의 ETH를 한 시간 내에 스테이킹했다. 이는 약 7,900만 달러(약 1,098억 원) 규모다. 앞서 이들 기업은 2024년 12월 17일부터 2025년 1월 9일 사이, 바이빗(Bybit) 거래소에서 총 2만 1,650개의 ETH를 약 7,530만 달러(약 1,045억 원)에 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ETH 가격은 3,860달러(약 536만 원)로, 일주일간 7% 상승했다.
기관 투자자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K)은 이번 주에만 3억 7,500만 달러(약 5,213억 원) 상당의 ETH를 추가 매수하며, 전체 유통량의 2.5%에 해당하는 114억 달러(약 1조 5,846억 원) 상당의 ETH를 보유 중이다. 이외에도 블랙록 자회사인 iShares는 2024년 출시한 이더리움 ETF에서 지난 7월 한 달간 무려 1백만 개의 ETH를 매입하며 총 300만 개 이상을 확보한 상태다.
기업 차원의 매집도 이어지고 있다. ETH 보유 특화 기업 이더머신(The Ether Machine)은 최근 1만 5,000개의 ETH를 5,690만 달러(약 791억 원)에 추가 매입해 보유량을 33만 4,000개 이상으로 확대했다. 나스닥 상장사 샤프링크(SharpLink) 또한 이날 1만 1,359개의 ETH(약 1,729억 원)를 추가 구매하며 총보유량을 44만 9,276개로 늘렸다. 특히 샤프링크가 새로 확보한 ETH 중 상당수가 스테이킹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고래 지갑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지난 7월 9일부터 11개의 지갑이 총 72만 2,152개의 ETH를 매입했는데, 이는 현재 시세 기준 약 27억 7,000만 달러(약 3조 8,523억 원)에 달한다. 이 중 3개의 지갑은 지난 24시간 안에 7만 3,821개의 ETH(약 3,934억 원)를 사들였다. 이들 대다수도 ETH를 즉시 스테이킹해 장기 보유 의지를 드러냈다.
이처럼 대형 기관과 고래들의 연속적인 ETH 유입은 ETF 시장의 활황에서도 드러난다. 2025년 7월 한 달 동안 이더리움 ETF로 유입된 자금은 54억 1,000만 달러(약 7조 5,199억 원)로, 지난해 11개월 동안의 총 유입액(42억 1,000만 달러)을 초과했다. 2024년 론칭 이후 현재까지 총 유입액은 96억 2,000만 달러(약 13조 3,618억 원)에 이른다.
이러한 흐름은 ETH에 대한 확신이 단기 투기에서 장기 투자 전략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은 더이상 ETH를 단순한 디지털 자산으로 보지 않으며, 장기 가치 저장수단이자 기관이 신뢰하는 전략적 투자처로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