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이 1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파생상품 시장의 조용한 움직임과 기관 투자의 강력한 수요가 결합되며 장기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ETH는 3,800달러(약 5,282만 원)선에서 거래되며 여전히 사상 최고가 대비 약 24% 낮은 수준이지만,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상승장이 임박했을 수 있다고 본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CryptoQuant) 소속 분석가 '코인케어(CoinCare)'는 이더리움 선물 시장의 펀딩금리 수준이 여전히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며, 이는 과열 없이 안정적인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신호라고 전했다. 그는 “지금의 펀딩비는 2023년 10월 랠리가 시작되기 전과 매우 유사한 수준”이라며 “단기 급등 이후의 조정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이후 본격적인 상승장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전망을 지지하는 매수세는 기관 투자자들로부터도 포착된다. 최근 단 이틀 만에 22만 ETH가 매입됐으며, 이는 약 8억 5,000만 달러(약 1조 1,815억 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들 '고래 투자자'의 보유량은 이더리움 전체 유통량의 23.5%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시장 유동성 축소를 통한 가격 상승 압력을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더불어 ETF 시장에서도 ETH에 대한 수요가 확인된다. 현물 기반 이더리움 ETF에는 17일 만에 약 50억 달러(약 6조 9,500억 원)가 유입되며, 규제된 투자 수단을 통한 자금 유입이 강하게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거래소 잔고는 지난 한 달 동안 100만 ETH 이상 줄어들며 10년 내 최저치인 1,900만 ETH를 기록했다. 이는 가까운 시기에 나올 수 있는 매도 물량이 크게 제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기술적 지표도 회복세를 나타낸다. ETH 가격은 최근 24시간 동안 1.7%, 1주일 기준으로는 7.9% 상승했고, 30일 기준 상승률은 57%에 달한다. 현재는 3,708~3,874달러(약 5,135만~5,383만 원) 사이의 좁은 범위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4,000달러(약 5,560만 원)는 다음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3,500달러(약 4,865만 원)는 중요한 단기 지지선으로 분석된다.
시장 애널리스트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는 "4,100달러(약 5,699만 원)를 돌파한다면 진정한 돌파 구간으로 평가될 수 있으며, 이는 심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상대강도지수(RSI)가 과매수 수준에 도달한 점과 함께 일부 기술적 분석에서는 3,300달러(약 4,587만 원)까지 하락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인케어의 분석대로 펀딩금리 기반의 상승 논리가 현실이 되고 기관 수요까지 지속된다면, 이번 상승장은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 아닌, 신고가 경신을 향한 장기적 상승의 서막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