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8월 1일 11만 5,000달러(약 1억 5,985만 원) 아래로 급락하며,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약세 흐름은 장기 상승세 피로감과 함께 시장 전반의 과도한 레버리지 청산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24시간 사이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약 1조 443억 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이 중 93% 이상이 롱 포지션이었다.
이번 하락은 7월 중순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12만 3,000달러(약 1억 7,097만 원) 대비 7%가량 후퇴한 것으로, 주요 지지선이던 11만 8,000달러(약 1억 6,502만 원)를 유지하지 못한 채 가격이 아래로 흐르면서 추가 하락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특히 바이낸스와 바이비트에서 전체 청산 물량의 67% 이상이 발생하며 투기성 매매의 흔적을 짙게 드러냈다.
비트코인은 7월 한때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며 기관투자자 진입 가능성이 시장의 기대감을 자극했다. 그러나 FOMC의 기준금리 동결 발표를 앞둔 관망 심리와 차익실현 움직임이 맞물리며 상승세는 정체되기 시작했다. 이후 박스권 흐름 속에서 시장 매수세는 점차 약화됐고, 과도한 레버리지를 통한 파생상품 롱 포지션이 누적되면서 하락 시 강한 청산 압박으로 이어졌다.
온체인 지표도 단기 약세를 예고했다.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주요 거래소에서의 비트코인 출금량은 줄어들고 있으며, 활성 주소 수도 함께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는 투자자들의 거래 의욕 저하와 함께 매수세 유입도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급락은 이더리움(ETH)과 솔라나(SOL) 등 알트코인에도 충격을 줬다. 이더리움은 하루 새 6.4% 하락한 3,611달러(약 501만 원)로 밀렸고, 솔라나와 XRP 역시 나란히 7% 이상 하락했다. 알트코인들은 7월 한 달 동안 ‘알트 시즌’ 분위기 속에서 급등세를 탔으나, 최근 과매수 구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이어지며 비트코인보다도 더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심리도 급격히 위축됐다. '공포와 탐욕 지수'는 기존의 ‘탐욕’ 영역에서 ‘중립’ 수준으로 뚝 떨어졌으며, 투자자들은 당분간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비트코인은 여전히 7월 초 10만 달러(약 1억 3,900만 원) 수준보다는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기적인 상승 구조가 완전히 훼손된 상황은 아니란 의견도 존재한다.
시장은 향후 11만 3,500달러~ 11만 4,000달러(약 1억 5,767만 원 ~ 1억 5,846만 원) 구간의 지지력을 중시하고 있다. 해당 구간마저 무너지면 지난 7월 초 박스권 하단인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 재시험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단기급락의 주된 촉매로 지목된 레버리지 과잉은 시장 자정작용의 일환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어, 안정적인 재조정 국면으로의 전환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