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매파적 입장 표명 이후, 15주 연속 자금 유입세를 이어가던 암호화폐 투자 상품이 마침내 하락 반전했다. 지난주 전 세계 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ETP)에서는 총 2억 2,300만 달러(약 3,099억 원) 규모의 자금이 순유출되면서, 시장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분위기다.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스(CoinShares)는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주간 보고서를 통해 이번 유출은 미국 경제지표의 기대 이상 호조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을 원인으로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주 초까지만 해도 8억 8,300만 달러(약 1조 2,279억 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강세장을 전망케 했지만, 중반 이후 유입 흐름은 외려 역전됐다.
코인셰어스는 "최근 30일간 총 122억 달러(약 16조 9,580억 원)에 달하는 순유입이 있었고, 이는 올해 들어 집계된 전체 유입의 절반에 해당한다"며, "이번 자금 이탈은 일부 수익 실현 차원의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인해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기존 63%에서 40%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위험 자산인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식었다는 평가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리스크 자산에서 한걸음 물러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번 하락은 단기적인 조정일 수 있지만, 금리 정책과 경제 지표에 대한 시장의 민감성이 여전히 높은 상태라는 점을 시사한다. 향후 연준의 입장 변화 여부에 따라 암호화폐 투자 상품의 흐름도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