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불리시(Bullish)가 공개 기업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최대 6억 2,900만 달러(약 9060억 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주요 투자자로는 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Peter Thiel)이 참여하고 있으며, 불리시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BLSH’라는 심볼로 상장될 예정이다.
불리시는 케이맨 제도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지난 7월 중순 처음으로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이번 정정 제출서를 통해 상세 공모 조건을 공개했다. 상장 시점에 총 2,030만 주를 주당 28~31달러 수준에서 판매할 예정으로,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기업 가치는 약 42억 달러(약 6조 900억 원)에 달하게 된다. 여기에 상장 주관사들이 보유한 초과배정 옵션으로 최대 300만 주를 추가로 매각하게 되면, 조달 자금 총액은 최대 7억 2,200만 달러(약 1조 373억 원)에 이를 수 있다.
불리시는 기관 투자자를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불리시 익스체인지’를 운영 중이다. 지난 1분기 동안 이 플랫폼을 통해 체결된 현물 거래 규모만 6,470억 달러(약 931조 6,800억 원)에 달해 기업의 높은 시장 지배력을 보여준다. 현물 외에도 비트코인, 이더, 기타 자산의 선물 거래를 지원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은 사전 확정된 가격과 날짜에 따라 자산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불리시는 거래소 서비스 외에도 유동성 공급에 중점을 둔 구독 기반 서비스와 함께,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이자 지수 및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인데스크(CoinDesk)’를 2023년에 인수했다. 특히 유동성 서비스 부문은 현재 불리시의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사업영역으로 IPO 서류에 명시됐다.
불리시 최고경영자 톰 파리(Tom Farley)는 IPO 설명서에서 회사의 경쟁 전략도 강조했다. 그는 “불리시는 거래소 인프라를 직접 개발해 기관 투자자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고객과의 이해상충을 피하기 위해 독자적인 암호화폐 발행이나 퍼블릭 블록체인 개발을 의도적으로 지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올해 2분기에 최소 1억 600만 달러, 최대 1억 900만 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4년 한 해 전체 수익을 2,900만 달러 초과한 수치로 실적 면에서도 긍정적인 흐름을 증명하고 있다. 또한 보유 중인 유동 자산은 비트코인 2만 4,000개, 이더 1만 2,600개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가치는 30억 달러(약 4조 3,200억 원)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장 이후 불리시는 해외 시장 진출과 상품 다양화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특히 옵션 거래 도입과 글로벌 사용자 기반 확장이 중점 과제로 지목되며, 코인데스크의 서비스 포트폴리오 확대도 이번 IPO를 통한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