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올해 초 이후 29% 상승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분야 베테랑 트레이더 피터 브란트(Peter Brandt)는 금이 비트코인(BTC)을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장기 약세 추세에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최근 SNS를 통해 "금이 비트코인 대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관련 주봉차트를 공개했다. 해당 차트에 따르면, 금-비트코인(XAU/BTC) 비율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은 최근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미중 무역 긴장 고조에 힘입어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8일(현지시간), 글로벌 금값은 온스당 3,407달러(약 4,732만 원)까지 오르며 2주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4월에는 미국이 대중국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등, 사상 최고가인 3,500달러(약 4,865만 원)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이후 금은 미중 양자 간 무역 긴장 완화로 상승세가 주춤했다가, 최근 다시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하지만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대비 수익률은 여전히 부진하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24% 상승하며 금에 비해 작은 폭으로 상승했지만, XAU/BTC 비율 상으로는 금의 상대적 가치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암호화폐 시장 분석가 마이크 맥글론(Mike McGlone)은 최근 블룸버그 갤럭시 크립토 지수가 과거 대비 부진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등 주요 코인이 전통 주식 지수 대비도 뚜렷한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음을 우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하반기부터 비트코인이 다시 금을 앞지를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피델리티의 전략가 유리언 티머(Jurrien Timmer)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금을 뛰어넘는 성과를 연말까지 기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7월, 비트코인은 12만 2,838달러(약 1억 7,061만 원)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한때 금보다 높은 연초 대비 수익률을 보인 시기도 있었다.
비트코인 대 금의 흐름은 단순한 수익률 경쟁을 넘어, 실질적인 가치 저장 수단으로 어떤 자산이 우위에 있을지를 가늠하는 지표다. 브란트의 분석처럼 금이 비트코인 대비 약세를 이어간다면, 디지털 자산이 전통 헤지 수단을 대체해나가는 흐름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