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성프로농구(WNBA) 경기 도중 던져진 성인용 장난감과 관련해 두 남성이 체포되면서, 이 사건의 배후로 알려진 밈코인 프로젝트 ‘그린 딜도 코인(DILDO)’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프로젝트는 최근 두 주 동안 발생한 총 5건의 유사 행위에 연루됐으며, 이러한 황당한 마케팅 방식이 암호화폐 업계 내 주의를 끌고 있다.
이번 소동은 밈코인 홍보를 위해 벌어진 바이럴 마케팅이라 주장되며 더욱 눈길을 끌었다. 그린 딜도 코인의 대표격인 인물 ‘달도 레인(Daldo Raine)’은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루언서 중심의 독과점 구조를 피하기 위한 패러디 마케팅이었다”고 밝혔다. 코인의 출현 배경 역시 “사기꾼들과 유해한 문화가 지배하는 밈코인 시장에 대한 항의의 일환”이라며, 해당 사태를 단순한 스턴트로 치부하길 거부했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앞으로는 더 가볍고 세련된 방식의 퍼포먼스를 통해 관심을 이어가겠다”고 방향 전환을 예고했다. 성인용 장난감이 대부분 초록색으로 제작된 것도, 암호화폐 차트에서 상승세를 의미하는 '녹색 봉'을 형상화한 의도적 연출이었다. 달도 레인은 이를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가격 상승에 대한 상징성을 부여’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시도는 WNBA 관계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LA 스팍스의 린 로버츠 감독은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발생한 사건 직후, “말도 안 되고, 철없고, 무례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WNBA 측도 공식적으로 모든 관중에게 ‘코트 내 물품 투척 금지’ 경고를 내리고, 위반 시 퇴장 및 법적 책임이 따를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18세 청년 케이든 로페즈와 조지아에서 체포된 델버트 카버 두 명이 이와 관련한 혐의로 기소됐다. FOX 10 피닉스 보도에 따르면 로페즈는 SNS에서 유행하는 장면을 보고 자신도 참여하기 위해 성인용품을 구매했다고 진술했으며, 카버는 애틀랜타 경기 도중 물체를 투척한 혐의로 난동, 공공외설, 무단침입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그러나 달도 레인은 이들이 본인들의 팀과는 무관한 인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사건은 밈코인 시장이 점차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점점 더 과격해지는 면모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실제 밈코인 시장은 지난해 12월 최고치였던 약 1,270억 달러(약 176조 6,300억 원)에서 최근 약 706억 달러(약 98조 5,340억 원) 수준으로 대폭 하락했다.
트럼프 관련 밈코인을 포함한 일부 프로젝트들이 여전히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이번 사건은 밈코인 문화가 자칫하면 여성 혐오나 스포츠에 대한 무시로 비칠 수 있다는 경고를 던지고 있다. 이는 2018년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버펄로 빌스의 NFL 경기 중, 성인용품이 엔드존에 투척된 사건과 유사한 장면으로, 밈 문화의 한계와 책임 소재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