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이 급격한 상승세를 타면서, 무려 113,000명이 넘는 트레이더가 강제 청산을 당했다. 최근 24시간 동안 전체 청산 규모는 약 4억 달러(약 5,560억 원)에 달했으며, 시장에 ‘곰(베어)세력의 시련’이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최근 시장 급등에 따라 숏 포지션 중심으로 청산이 잇따랐으며, 이더리움(ETH) 관련 포지션이 전체 청산 금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더리움은 하루 만에 5% 넘게 급등하며 4,000달러(약 556만 원)를 눈앞에 두고 있다. ETH 청산 규모는 약 1억 8,700만 달러(약 2,600억 원)로 집계됐다. 비트코인(BTC)은 약 5,700만 달러(약 790억 원), XRP는 2,800만 달러(약 390억 원) 규모가 청산됐다.
중대 요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행정명령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 간 소송의 최종 타결이다. 해당 행정명령은 미국 노동부의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며, 퇴직연금(401k)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포함한 대체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여는 내용이다. 이러한 정책 기조는 암호화폐 수요 증가 기대를 불러일으켜 시장을 끌어올린 직접적 요인으로 풀이된다.
한편 Ripple과 SEC의 분쟁 종결도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장기간 이어져 온 소송 리스크가 해소되며 XRP는 하루새 12% 급등, 3.36달러(약 4670원)를 기록했다. 스텔라(XLM) 또한 2주 최고가인 0.46달러(약 640원)까지 치솟는 등, 알트코인 전반에 상승 분위기가 퍼졌다.
이번 청산 사태에서 가장 큰 단일 포지션은 HTX거래소의 이더리움/테더(ETH/USDT) 거래쌍에서 발생했으며, 한 건으로 약 3,428만 달러(약 480억 원)가 날아갔다. 최근의 급등세에 대해 투자업계에서는 “정책 변화와 규제 리스크 해소가 시장의 전환점을 만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분간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후속 조치, 그리고 대형 알트코인들의 실적 모멘텀에 따라 추가 상승세를 타거나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 모두가 열려 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시장은 더 이상 곰의 시대가 아니라 투자자와 정책이 주도하는 황소(Bull)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