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의 미증유 거래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 간의 장기 법정 공방 종결 직후 코인베이스($COIN)에서 포착됐다. 거래 추적 플랫폼에 따르면 8월 8일 오전, 약 5,546만 달러(약 772억 원) 상당의 XRP 1,668만 개가 코인베이스의 콜드월렛에서 주요 운영 지갑으로 이동됐다. 해당 이동은 리플과 SEC 간 서로의 항소를 취하하며 사실상 소송이 완전히 마무리된 직후 발생한 것이다.
이 거래량은 최근 몇 달 간 나타난 XRP 이체 중 가장 규모가 큰 편에 속하며, 소송 종료라는 굵직한 뉴스와 거의 동시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해당 송금이 외부 지갑이 아닌 코인베이스 내부 지갑 간 이동으로 확인되면서, 단순한 매도 목적이 아닌 유동성 재배치 차원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코인베이스는 이와 유사한 콜드월렛을 29개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각 지갑에는 약 1,650만 개에 달하는 XRP가 저장된 것으로 보인다.
코인베이스는 이번 거래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이전에도 비슷한 시기에 확보된 유동성을 운영 지갑으로 이동한 후 XRP 가격이 상승 흐름을 탄 바 있다. 특히 XRP는 해당 날 전후로 3.38달러(약 4,697원)까지 상승하며 한 주 간 횡보 장세를 깨고 반등세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SEC와 리플 간의 최종 합의 영향뿐 아니라, 대형거래소 내부 움직임 역시 가격 변동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앞서 지난 2023년 7월 판사 아날리사 토레스(Analisa Torres)는 XRP가 거래소 및 일반 시장에서 매매될 경우 이는 증권으로 간주되지 않지만, 기관 투자자 대상 판매는 미등록 증권 판매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후 양측이 항소를 예고했으나, 이달 초 결국 상호 항소를 철회하면서 재판부 판단이 확정되고 추가 소송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 명확해졌다.
이번 사건은 XRP 생태계에 적지 않은 의미를 시사한다. 규제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안도감과 더불어, 주요 거래소의 내부 구조 조정 신호가 맞물리며 시장 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는 향후 XRP의 움직임이 단기 차익 실현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대형 판결 이후의 상승 랠리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