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Ripple)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오랜 법정 싸움이 마무리되자 리플의 토큰 XRP 시세가 단숨에 급등했다. 이번 합의는 시장의 확신을 견인하며 기관 자금의 재유입을 유도했고, 향후 XRP가 4달러(약 5,560원) 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XRP는 최근 24시간 동안 9% 상승하며 3.31달러(약 4,601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연중 최고가인 3.65달러(약 5,074원)에 근접한 수준으로, 이번 주 상승률만도 13%에 달한다. 거래량 역시 급증해 하루 동안 약 99억 달러(약 13조 7,610억 원)가 주요 거래소에서 교환됐다.
이번 변동성은 리플이 2020년부터 이어진 SEC와의 소송을 종결하고 법적 불확실성을 제거한 데 따른 것이다. 법적 마감과 동시에 대규모 XRP가 미등록 지갑에서 코인베이스로 이동하면서(16.6백만 XRP, 약 763억 원) 고래 투자자의 활동이 눈에 띄게 증가한 점도 주목된다.
기술적으로도 XRP의 상승세는 안정적인 기반을 갖추고 있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3.20달러(약 4,448원) 지지선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0.786 피보나치 재추적선에서 시작된 상승 흐름은 현재 0.618 구간을 통과해 조정을 받는 중이다. 만약 현재 지지선이 유지될 경우, 가격은 다시 3.65달러를 시험하고 이후 4달러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시장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는 XRP가 기술적으로 1.414 피보나치 확장 구간까지 도달했고, 이는 향후의 장기 목표가 설정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모든 지표가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8월 초 고래 지갑의 순유출이 증가하며 XRPL 고래 지수는 음전환됐다. 특히 7월 말부터 5만 건이 넘는 대규모 이동이 포착됐으며, 이는 과거 가격 하락 전에도 유사한 움직임으로 관찰된 바 있다. 다만 거래소 내 보유량은 같은 기간 30억 2,000만 XRP에서 23억 XRP로 급감해, 전반적으로 시장 내 매도 압력이 감소하는 모습도 동시에 존재한다.
또한 NVT(네트워크 가치 대비 거래량 비율) 지표는 8월 7일 급등 뒤 최근 177.5로 하락 중이다. 이 수치는 XRP의 실제 사용량이 시가총액과 점차 균형을 이루고 있음을 의미하며, 급등 이후 조정 우려를 일부 완화시킨다.
궁극적으로 XRP 가격 예측은 기술적 패턴, 고래 활동, 온체인 거래량, 규제 환경 등을 종합해 이루어진다. 이번 SEC와의 소송 종결은 리플이 제도권 내 결제 네트워크 채택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시장에서 나온다.
관건은 향후 얼마만큼 실제 사용성과 유동성이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속도로 확장될 수 있는가다. 업계에서는 특히 국제 송금과 기관 계약 확대 여부가 XRP의 다음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