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보유 중인 XRP 물량을 지난 6월 이후 57.4%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 지갑 간 이동 외에도 주요 외부 지갑으로의 자산 재배치를 통해 XRP 보유 전략에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체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추적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한때 52개의 콜드월렛에 약 10억 개에 달하는 XRP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 상태다. 현재 10개 지갑은 각각 2,680만 XRP를, 나머지 42개 지갑은 각각 1,680만 XRP를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코인베이스 콜드월렛 155’에서 ‘콜드월렛 10’으로 1,669만 XRP(약 760억 원) 규모가 이동했고, 이는 내부 이체로 간주된다.
이 같은 XRP 보유량 축소와 관련해 업계 전문가들은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일부는 이 물량들이 리플의 온디맨드 유동성(ODL) 네트워크나 비트스탬프, 비트고 등 외부 서브월렛으로 재배치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시각에선 코인베이스가 자체 보유 리스크를 줄이면서 ODL 활용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읽힌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대규모 자산 이동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 혼란이나 패닉셀링 조짐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전반적으로 체계적으로 계획된 움직임이며, 지갑 간 배분 효율성을 염두에 둔 전술적 대응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XRP 가격에는 아직 직접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치진 않았지만, 미국 외 글로벌 거래소와 수탁 채널을 통해 XRP 유통량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코인베이스의 상대적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는 장기적으로 XRP 생태계가 더욱 다양한 플랫폼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XRP 축소 전략이 단기 리스크 회피인지, 본격적인 구조 조정의 일환인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XRP가 글로벌 결제 토큰으로서 재조명받는 가운데, 주요 거래소의 지갑 구조 변화는 업계 전반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