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 대기업 블랙록(BlackRock)이 이더리움(ETH)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간 펀드 전체적으로는 5900만 달러(약 817억 원) 순유출을 기록했음에도, 블랙록의 iShares 이더리움 ETF에는 단 이틀 만에 총 8억 5700만 달러(약 1조 1,92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유입은 기관 투자자들이 여전히 이더리움의 중·장기적 성장성에 대해 높은 신뢰를 보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영국 파사이드 인베스터스(Farside Investors)의 데이터에 따르면, 8월 14일 하루에만 iShares 이더리움 ETF에 5억 1900만 달러(약 7,204억 원)가 유입됐고, 이튿날 추가로 3억 3800만 달러(약 4,701억 원)가 더해졌다. 블랙록은 지난 7월 말까지 이미 시가 114억 달러(약 15조 8,460억 원)에 해당하는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최근 ETF 거래량 급증이 이 같은 흐름에 힘을 싣고 있다.
이번 주에만 이더리움 ETF로 유입된 총자금은 28억 5000만 달러(약 3조 9,615억 원)를 기록했으며, 거래량은 170억 달러(약 23조 6,300억 원)를 넘어섰다. 특히 8월 12일에는 하루 만에 10억 1000만 달러(약 1조 4,039억 원)라는 사상 최대 순유입액을 기록하며, 이더리움 ETF 역사상 가장 활발했던 거래일로 남았다.
이러한 긍정적 흐름은 이더리움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 최근 ETH는 0.7% 상승하며 4,700달러(약 654만 원)선을 회복했고, 2021년 기록한 사상 최고가인 4,891달러를 불과 3%가량 남겨두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프로젝트 크립토(Project Crypto)’와 같은 정책적 진전 역시, 이더리움의 제도권 채택과 성장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일부 고래 투자자의 차익 실현 시도로 매도 압력이 있었으며, 이는 시장에 잠시 불안감을 유발했다. 하지만 ETF를 통한 지속적인 수요와 기업 차원의 대량 매수 계획이 매물을 흡수하면서 불안은 빠르게 가라앉았다. 대표적으로 비트마인(Bitmine)은 전체 이더리움 공급량의 약 5%에 해당하는 220억 달러(약 30조 5,800억 원) 상당의 ETH 매입 계획을 밝혔으며, 전체 기업 차원의 누적 목표액은 304억 달러(약 42조 2,560억 원)에 달한다.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더리움의 연말 목표가를 기존 4,000달러에서 7,500달러(약 1,043만 원)로 대폭 상향하고, 2028년 전망치는 종전의 7,500달러에서 무려 2만 5,000달러(약 3,475만 원)로 조정했다. 기관 투자자뿐만 아니라 기업 준비금으로서의 활용 확대 가능성까지 반영한 이 같은 조정은 이더리움의 가치 재평가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러한 정황 속에서 이더리움은 제도권 금융과 암호화폐 시장을 연결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블랙록의 행보는 그 상징적 출발점이 되고 있다. 지금 ETH는 단기 기술저항을 넘는 순간, 새로운 랠리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