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이 주말 동안 잠잠한 흐름을 보이다가 월요일 오전 급락하며 11일 만에 최저치인 11만 5,000달러(약 1억 6,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이번 하락은 미국 선물시장 개장과 아시아 거래 시간 초반에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며, 알트코인 전반으로 하방 압력을 확산시켰다. 이더리움(ETH)과 리플(XRP)은 각각 4,300달러(약 598만 원)와 3달러(약 4170원)선까지 내려갔고, 솔라나(SOL)와 도지코인(DOGE)도 하루 새 4~5% 하락폭을 기록했다.
시장 전반의 급격한 조정은 지정학적 긴장 심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외교적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현지시간 토요일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화회담은 결론 없이 종료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관련해서는 큰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일요일에는 한 발 더 나아가 “젤렌스키 대통령이 결단만 한다면 전쟁을 즉시 끝낼 수 있었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이는 외교적 책임을 우크라이나 측에 돌리는 형태로 해석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비트코인의 하락세는 단시간 내 3,000달러(약 417만 원) 이상 빠지는 가격 움직임으로 이어졌고, 알트코인 대부분도 동반 약세에 들어갔다. 이러한 급락은 대규모 선물 포지션 청산을 유발하며 파장을 키웠다. 파생상품 정보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청산된 포지션 규모는 4억 5,000만 달러(약 6,255억 원)에 달했다. 11만 5,000명 이상의 트레이더가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되며, 이 중 대다수가 ‘롱’ 포지션이었다.
한편 체인링크(LINK)는 반대로 하루 사이 5% 상승세를 기록하며 역행하는 흐름을 보였다. 지정학적 불안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는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은 약세장에서도 상승 잠재력이 있는 종목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급락은 암호화폐 시장이 여전히 외부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특히 정치 및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릴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오늘 있을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의 회담 결과에 따라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