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와 셀시우스 사태 이후 암호화폐 규제는 ‘권고’가 아니라 ‘전제조건’이 됐다. 한때 회색지대에서 빠르게 성장하던 시장이 이제는 투자자 보호·자금세탁방지(AML)·투명성 기준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규제 준수가 산업 성숙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암호화폐 시장은 국경을 넘나드는 토큰 발행과 ‘하룻밤 새’ 등장하는 거래소가 일상이었다. 규제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고, 많은 기업이 명확한 라이선스 없이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FTX 붕괴로 고객 자금 관리와 리스크 통제가 얼마나 허술했는지가 드러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컨설팅 업체 SBSB 핀테크 로이어스(SBSB Fintech Lawyers) 설립자 율리야 바라바시(Yuliya Barabash)는 크립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FTX와 셀시우스 붕괴 이후 고객 자금이 얼마나 부실하게 관리됐는지가 드러나며 ‘게임의 룰’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FTX 이후, 전 세계 규제 속도전
바라바시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의 연쇄 붕괴는 규제당국을 ‘공격적 집행’으로 이끌었다. 대형 사건이 투자자 피해와 내부통제 부실을 한꺼번에 노출하면서, 감독기관 입장에서는 더 이상 방관하기 어려운 국면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FTX와 셀시우스 이후 규제당국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후 각국 규제의 초점은 투명성 강화, 투자자 보호, 자금세탁방지(AML) 규정 준수로 빠르게 이동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회색지대에서의 운영이 점점 어려워졌고, 내부통제와 보고 체계, 고객 자산 분리 보관 같은 ‘기본기’가 생존 조건으로 떠올랐다.
기관은 이제 ‘규제된 플랫폼’을 원한다
또 하나의 변화는 기관투자자의 태도다. 2021년 강세장에서는 성장성과 유동성이 우선됐다면, 최근 기관은 자금을 집행하기 전 ‘어디에 예치되고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먼저 따지는 쪽으로 기울었다. 라이선스를 갖춘 거래소, 규제된 인프라, 명확한 법적 프레임워크 안에서 운영되는 플랫폼이 선호 대상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바라바시는 이 흐름이 업계 내 ‘분화’를 만들고 있다고 봤다. 규제 준수와 인허가에 투자하는 기업은 기관 자금을 끌어들이는 반면, 규제가 느슨한 플랫폼은 매력도가 떨어지고 리스크 프리미엄이 커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유럽 MiCA가 만드는 ‘표준화’ 압력
최근 가장 상징적인 규제 움직임으로는 유럽연합(EU)의 ‘암호자산시장법(MiCA)’이 꼽힌다. MiCA는 EU 전역에서 영업하는 암호화폐 기업에 일관된 규칙을 적용해 시장 신뢰를 높이겠다는 취지의 프레임워크다.
바라바시는 MiCA가 산업의 ‘신뢰 인프라’를 쌓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규칙이 명확해질수록 기관과 전통 금융사가 암호화폐 시장에 참여하기 쉬워지고, 이는 장기적으로 시장 저변을 넓힐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반대편에서는 규제 요건 강화가 비용을 높이고 소규모 스타트업의 경쟁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규제는 혁신을 꺾을까, 혁신의 구조물을 세울까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규제가 혁신을 늦춘다”는 우려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러나 바라바시는 규제를 혁신의 ‘반대말’로만 보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규제가 반드시 혁신을 죽이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새로운 기술이 ‘안전하게’ 성장하는 데 필요한 구조를 만든다”고 말했다.
명확한 규칙이 없을 때 은행과 기관은 규제 리스크를 이유로 시장 진입에 신중해지고, 결과적으로 대규모 자금 유입이 지연될 수 있다. 반대로 규제가 정비되면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더 큰 자본 풀이 열리면서 산업이 단기 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성장’ 경로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은행 파트너십이 여전히 ‘목줄’인 이유
규제 논의에서 종종 간과되는 축은 전통 은행 인프라다. 암호화폐 기업은 결제 처리, 법정화폐 온·오프램프(현금과 코인 간 교환 통로), 각종 금융 서비스에서 은행 의존도가 높다. 은행과의 관계가 끊기면 대형 플랫폼이라도 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AML 프로그램과 컴플라이언스 체계는 단순한 규정 준수를 넘어, 사업 연속성을 좌우하는 요소가 됐다. 새로운 상품 출시만큼이나 안정적인 은행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일이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정치와 리더십 변화가 규제의 ‘기울기’를 바꾼다
규제는 기술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바라바시는 정책 우선순위가 정치적 리더십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기조나 감독기관의 방향이 바뀌면 암호화폐 정책의 강도와 속도도 함께 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디지털 유로를 사례로 들었다. 디지털 유로는 수년간 논의됐지만, 개인정보 보호, 금융 안정,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역할 등을 둘러싼 논쟁 속에서 일정과 방향이 여러 차례 흔들렸다. 유럽중앙은행(ECB) 같은 기관 내부 리더십 변화 역시 디지털 유로의 속도와 형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암호화폐 기업은 정치적 우선순위와 함께 규제가 계속 진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짜야 한다.
‘성장통’ 속 성숙…다음 사이클의 승자는
종합하면 암호화폐 규제는 산업을 더 느리게 만들 수도, 더 크게 만들 수도 있는 ‘구조 변화’에 가깝다. 초기의 빠른 실험과 제한적 감독은 점차 사라지고, 보다 체계적인 환경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용과 절차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신뢰를 확보해 채택을 넓힐 발판이 될 수도 있다.
바라바시는 다음 사이클에서 살아남는 기업의 조건을 ‘적응’으로 봤다. 그는 “산업은 성숙해지고 있다”며 “그 성숙이 암호화폐의 다음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준수와 투명성, 투자자 보호를 둘러싼 경쟁이 결국 시장의 새 표준으로 굳어지는 국면이다.
🔎 시장 해석
FTX·셀시우스 붕괴는 ‘회색지대 성장 모델’의 한계를 드러내며, 규제 준수가 선택이 아닌 시장 참여의 전제조건으로 바뀜
규제의 핵심 축이 투자자 보호·투명성·AML(자금세탁방지)로 빠르게 이동하고, 내부통제·보고체계·고객자산 분리보관이 생존 요건으로 자리잡는 중
기관투자자는 유동성보다 ‘규제된 인프라/라이선스/법적 프레임워크’에 우선순위를 두며, 규제 준수 기업으로 자금이 쏠리는 분화가 진행됨
EU의 MiCA는 역내 규칙을 표준화해 신뢰 인프라를 쌓는 촉매가 되지만, 준수 비용 상승으로 스타트업에 부담이 될 수 있음
은행 파트너십(온·오프램프, 결제, 금융서비스)이 사업 연속성을 좌우해 컴플라이언스가 ‘성장’뿐 아니라 ‘운영 유지’의 조건이 됨
정치·리더십 변화에 따라 규제의 강도와 속도가 달라질 수 있어, 기업은 규제의 ‘진화’ 자체를 상수로 두고 전략을 설계해야 함
💡 전략 포인트
규제·감사 대응을 제품 기능처럼 내재화: 고객자산 분리보관, 준비금/리스크 공시, 내부통제(권한분리·승인흐름) 체계를 표준 운영모델로 구축
기관 자금 유치 전략: 라이선스 보유, 규제된 커스터디/거래 인프라 연동, 투명한 리포팅(재무·리스크·준법)을 ‘세일즈 자료’로 전환
AML/컴플라이언스를 비용이 아닌 은행 파트너십 유지 수단으로 관리: KYC 고도화, 트랜잭션 모니터링, 제재 리스트 점검, 의심거래 보고 프로세스 정교화
규제 표준화 지역(예: EU MiCA) 우선 공략 + 규제 느슨한 지역에는 리스크 프리미엄(자본·보험·가격)을 반영해 확장 속도 조절
정책 변화 리스크 대비: 시나리오(강화/완화/지연)별 로드맵과 컴플라이언스 예산을 사전에 배분하고, 핵심 규정 변경 시 즉시 수정 가능한 운영체계를 준비
📘 용어정리
AML(자금세탁방지): 불법자금의 유입·전환을 막기 위한 규정 및 모니터링 체계
KYC(고객확인): 고객 신원 확인 및 위험도 평가 절차(AML의 핵심 구성요소)
MiCA: EU의 암호자산시장법으로, EU 전역에 걸친 암호화폐 사업 규칙을 표준화하는 규제 프레임워크
온·오프램프: 법정화폐와 암호화폐를 서로 바꾸는 입출금 통로(결제/은행 연동 포함)
고객자산 분리보관: 거래소/사업자 자금과 고객 자산을 구분해 보관·회계처리하는 원칙(파산·횡령 리스크 완화)
컴플라이언스: 규제 준수 활동 전반(정책·조직·시스템·감사 대응 포함)
리스크 프리미엄: 규제·운영 불확실성에 따라 투자/거래에 추가로 요구되는 위험 보상
💡 자주 묻는 질문 (FAQ)
Q.
FTX·셀시우스 이후 암호화폐 규제가 ‘권고’가 아니라 ‘필수’가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형 거래소·대출 플랫폼 붕괴로 고객 자산 관리,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부실이 한꺼번에 드러나면서 투자자 피해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규제당국은 방치 시 피해가 반복된다고 보고, 투자자 보호·투명성·자금세탁방지(AML)를 중심으로 보다 강한 집행과 명확한 기준을 요구하게 됐습니다.
Q.
규제가 강화되면 혁신이 위축되는 것 아닌가요?
단기적으로는 인허가·보고·감사 등 준수 비용이 늘어 속도가 느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규칙이 명확해지면 은행·기관투자자가 규제 리스크를 덜 느끼고 시장에 참여하기 쉬워져, 장기적으로는 더 큰 자금과 사용자 기반을 여는 ‘신뢰 인프라’가 될 수 있습니다.
Q.
초보자가 ‘규제된 플랫폼’을 고를 때 무엇을 확인하면 좋나요?
(1) 해당 국가/지역의 라이선스 보유 여부, (2) 고객자산 분리보관 및 커스터디(보관) 구조, (3) 수수료·리스크·상장 기준 등 핵심 정보의 공시 수준을 우선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입출금(온·오프램프)에 은행 연동이 안정적인지, AML/KYC 절차가 명확한지도 안전성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TP AI 유의사항
TokenPost.ai 기반 언어 모델을 사용하여 기사를 요약했습니다. 본문의 주요 내용이 제외되거나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