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가격이 핵심 저항선인 3.32달러(약 4,619원) 선을 돌파하는 데 실패하며 약세 흐름에 직면하고 있다. 현재는 3.00달러(약 4,170원) 부근에서 간신히 지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2.90달러(약 4,031원) 선까지 밀릴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번 급락은 장 마감 직전 대규모 매도세가 쏟아진 데 기인한다. 거래량이 급증하며 손절매 물량이 대거 청산됐고, 기관 투자자의 매도 가능성도 제기됐다. 24시간 기준 XRP는 약 1% 상승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5% 가까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고점인 3.65달러(약 5,074원)에 비해 현재는 약 18% 하락한 상태다.
기술적 관점에서 분석가 ‘비트구루(BitGuru)’는 XRP가 3.00달러 지지선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을 제시했다. 만약 이 구간이 무너지면 2.90달러, 나아가 2.70~2.80달러(약 3,753~3,893원) 선까지도 저점 탐색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매수세가 유입될 경우 3.20달러(약 4,448원) 선을 다시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가격 부담과 달리 네트워크 활동은 저변 강화를 보여주고 있다. XRP 레저의 NVT 비율이 80% 가까이 하락해 111.8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현재 시가총액 대비 온체인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은 이를 블록체인 실제 사용률이 높아졌다는 긍정적인 지표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XRP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 결정을 또다시 연기했다. 이번 연기에는 나스닥이 제안한 ‘코인셰어스 XPR ETF’ 외에도 비트와이즈, 카나리, 그레이스케일 등 주요 자산운용사의 신청건이 포함돼 있다. 당초 8월 24일로 예정됐던 심사 마감 시한은 오는 10월 23일로 미뤄져, XRP 투자 상품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이 한층 가중된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SEC의 연기가 XRP 가격에 단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규제의 윤곽이 드러나고 ETF 승인 여부가 확정되면, 기관 자금 유입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시장은 XRP의 기술적 지지선을 중심으로 극심한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는 국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