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학교 경제학 교수 케네스 로고프(Kenneth Rogoff)가 2018년 비트코인(BTC)에 대해 내놨던 비관적 예측에 대한 입장을 뒤늦게 밝혔다. 그는 당시 비트코인이 10만 달러가 아니라 100달러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단언했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그 예측이 크게 빗나갔음을 인정한 셈이다.
로고프 교수는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발언에 대한 해명을 내놓으며, 예측 실패의 주된 이유로 합리적인 규제의 부재를 꼽았다. 그는 “미국이 암호화폐 감독에 좀 더 이성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것이 실수였다”고 자평했다.
그의 발언은 2018년 3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왔다. 당시 로고프 교수는 비트코인이 자금세탁과 탈세에나 쓰이는 수단일 뿐 실거래 수단으로서의 가능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글로벌 차원의 규제 강화가 이뤄진다면 비트코인 가격은 더욱 급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2017년 강세장을 지나 2018년 5월 비트코인 가격은 약 1만 1,000달러(약 1,529만 원)까지 떨어졌고, 같은 해 12월에는 3,112달러(약 433만 원)까지 급락하며 그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시장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2025년 현재 비트코인은 11만 3,260달러(약 1억 5,731만 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12만 4,128달러(약 1억 7,250만 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로고프 교수는 비트코인이 기축통화와 경쟁할 만큼의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가능성 역시 간과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의 금융적 위험보다 정치적 유불리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을 이어갔다.
한편, 저명한 상품 트레이더 피터 브랜트(Peter Brandt)는 비트코인이 이미 고점을 찍었을 가능성을 30%로 제시한 바 있으나, 최근 비트코인이 11만 3,000달러대 아래로 하락하자 그 확률이 더 높아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해프닝은 전통 경제학계의 시각과 암호화폐 커뮤니티 간의 간극을 다시금 드러냈다. 규제 불확실성과 기술 진화 속도의 괴리가 여전한 상황에서, 비트코인의 향후 행보는 여전히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시나리오 속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