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최대 민간 자산운용사 이타우 애셋 매니지먼트(Itaú Asset Management)가 암호화폐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회사는 최근 전담 크립토 부서를 신설하고, 브라질의 대표 암호화폐 운용사 해시덱스(Hashdex) 출신의 조앙 마르코 브라가 다 쿠냐(João Marco Braga da Cunha)를 수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직 개편은 비트코인(BTC) 상장지수펀드(ETF) 및 디지털 자산에 노출된 퇴직연금 상품 등 기존의 암호화폐 상품을 고도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타우 애셋은 현재 약 1조 헤알(약 257조 1,500억 원)을 운용하며 브라질 금융권에서 압도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쿠냐 신임 책임자는 "암호화폐 자산 부문은 독특한 투자 특성을 지닌 시장"이라며 "시장 유동성과 변동성이 높아 알파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많다"고 평가했다. 그는 브라질 최초의 크립토 ETF 중 하나를 출시한 주역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해시덱스에서는 포트폴리오 운용 이사로 활동해왔다.
이번 결정은 이타우가 추진 중인 디지털 자산 사업의 일환이다. 이 은행은 자사 모바일 앱을 통해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USD코인 등 10개의 암호화폐 페어를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이미 지원 중이며, 커스터디는 자체적으로 관리한다.
신설 부서는 이타우 애셋의 모펀드 구조 아래서 운용되며, 파생상품 및 스테이킹 기반 펀드와 같이 고수익형 전략은 물론, 채권형에 가까운 안정적인 크립토 금융상품 발굴도 병행할 예정이다. 현재 모펀드는 15개 투자 데스크를 통해 약 1,170억 헤알(약 300조 8,300억 원)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라틴아메리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크립토 도입률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라고 진단한다.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가 발표한 '2024 글로벌 암호화폐 채택 지수'에 따르면, 브라질은 전 세계에서 10위를 차지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시장으로 부상했다.
이타우의 암호화폐 강화 행보는 이러한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는 동시에, 브라질 내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제도권 편입을 가속화할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