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테더 손잡나… 스테이블코인 기반 디지털 금융 추진

하나금융그룹이 미국의 주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와 협업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국내 금융권에서도 디지털 자산 기반 사업 확대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이은형 부회장과 하나금융티아이 박근영 사장은 10일 테더 관계자들과 만나 스테이블코인 관련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테더 측에서는 마르코 달 라고 부사장, 퀸 르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안드레 킴 중남미 매니저 등이 참석해 글로벌 협력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만남에는 국내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김형년 부회장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테더, 두나무 3사가 논의할 의제는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디지털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금융 인프라 구축이 핵심 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와 같은 실물 자산에 연동돼 가치가 안정되도록 설계된 디지털 화폐로, 암호화폐 시장에서 결제 및 송금 과정의 중개 수단으로 쓰인다. 특히 테더가 발행하는 USDT는 시장 점유율 1위 스테이블코인으로, 디지털 자산의 '기축 통화' 역할을 한다고 평가받는다. 국내 대형 금융기관이 이와 협력을 모색하는 것은 금융시장 디지털 전환 흐름 속에서 주목할 만한 행보다.

하나금융은 디지털전환(DT)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블록체인,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신기술 접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테더와의 협업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금융 인프라에 스테이블코인 기술이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예를 들어, 해외송금의 간편화나 핵심 자산의 디지털화가 그 수혜 분야가 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국내 금융권과 글로벌 암호화폐 기업 간 협업 확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 가속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정부의 디지털 금융정책 정비가 병행된다면, 한국 금융 산업 내 암호화폐의 제도권 편입이 한층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