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이끄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가 총 640,031개의 비트코인(BTC)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미국 재무부와 국세청(IRS)의 새로운 지침에 따라 최소 15%의 법인 대체 최저세(CAMT)를 피하게 됐다. 비트코인 평가차익에 대해 부과될 수 있었던 약 41억 달러(약 5조 6,990억 원) 상당의 세금을 피하면서, 규제 불확실성에 시달리던 기업 재무 구조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이번 업데이트는 2025년 9월 30일 발표된 미 재무부와 IRS의 임시 지침에 따른 것으로, 디지털 자산의 미실현 이익 및 손실은 CAMT 기준 소득인 ‘조정 재무제표 소득(AFSI)’에서 제외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6년부터 해당 규정에 포함되어 비트코인의 미실현 이익에 대해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을 우려했지만, 이번 지침으로 그 부담을 덜게 됐다.
결정적인 배경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방대한 비트코인 자산이 있다. 현재 해당 기업의 비트코인 보유액은 약 746억 2,000만 달러(약 103조 6,580억 원)에 달하며, 평균 취득가는 7만 3,981달러(약 1억 288만 원)로 미실현 수익률은 약 57.6% 수준이다. 특히 이번 변화로 인해 ‘종이상 이익’에 대해 최소세 부담을 지지 않게 되면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시장가치는 왜곡되지 않은 채 유지된다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마이클 세일러는 이를 두고 공식 SNS를 통해 “새로운 규정에 따라 비트코인 보유 미실현 이익에 의한 CAMT 대상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실제로 회사의 총 시장가치는 약 920억 달러(약 127조 8,000억 원), 희석 주가 기준 시총은 1,020억 달러(약 141조 8,000억 원), 기업 가치는 1,060억 달러(약 147조 3,000억 원)에 이르며, CAMT 부담이 폐지되면서 더욱 탄탄한 재무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지금까지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과 세무 리스크 사이에서 기술적 조율을 강요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IRS 가이던스로 인해 단기 수익 실현에 급급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을 계속 축적할 수 있는 전략 공간이 열렸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 시장에 대한 회사의 높은 의존도는 여전하지만, 최소세 면제라는 방패를 얻음에 따라 변동성에 대한 내성이 강화된 셈이다.
이번 조치로 인해 비트코인 시장에 미칠 심리적 파급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CAMT 규정이 디지털 자산 전체에 어떤 식으로 적용될지를 두고 업계의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세일러의 사례는 일종의 선례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동시에 암호화폐 보유 기업의 재무회계 규정에 대한 명확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