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 심리는 고조되고 있으며, 파생상품 시장에선 비트코인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후 2시 55분 기준으로 24시간 전보다 2.67% 오른 12만6천279.63달러에 거래됐다. 하루 전 12만5천달러 선을 돌파하며 기존 최고가를 넘은 데 이어, 장 초반 조정을 거친 뒤 급등세를 다시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는 CNBC 등 주요 경제 매체의 집계에서도 같은 값으로 확인됐다.

시장에선 비트코인이 연말까지 14만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빗의 자료를 보면 연말 만기 비트코인 옵션 중 콜옵션(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에 대한 미결제 약정이 14만달러 부근에 집중되며 낙관적 베팅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이러한 ‘콜옵션 몰림’이 향후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 심리를 반영한다고 본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 흐름이 단순한 기대 심리를 넘어서, 글로벌 거시 환경 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국들은 막대한 국가 부채와 재정 적자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자국 통화의 가치 하락(화폐 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투자자들은 달러화나 유로화 같은 전통 통화 대신,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식되는 자산, 즉 비트코인과 금, 은 등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를 금융시장에서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라 부르며, 안전자산 선호 흐름과 밀접하게 이어진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시가총액 2위 가상화폐인 이더리움도 같은 날 4.97% 상승해 4천723달러선을 넘겼다. 이 같은 상승세는 가상화폐가 실물자산과 함께 이제는 주요 자산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시사점을 담고 있다. 동시에,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평가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승세에 지나친 낙관이 깃들어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데리빗의 장-다비드 페키뉴는 변동성 급등, 풋옵션(하락에 베팅) 거래 증가 등의 신호를 단기 조정의 가능성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기간 급등한 자산은 그만큼 발작적인 하락도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흐름은 각국의 재정 정책 변화와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따라 언제든 방향을 달리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비트코인을 포함한 대체 자산군의 상승세가 쉽게 꺾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