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리플(XRP)을 둘러싼 투자자 정서가 급격히 악화되며, 가격 하락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산티먼트(Santiment)는 XRP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의심·공포(FUD)가 최근 6개월 사이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추가로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무역 관세 정책 발표 이후 형성된 거시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현재 XRP 시장은 복합적인 변동성에 직면해 있다.
산티먼트는 이 같은 부정적 감정이 형성되던 당시 XRP 가격이 20%가량 급락하며 1.80달러(약 2,502원) 이하로 떨어진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 들어서는 전체 투자자 의견 중 하락 확신이 상승 기대를 앞선 날이 이틀 이상 지속된 것으로 조사되며, 이는 통계적으로 단기 매수 시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전반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거나 근접하는 가운데 XRP만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점이 FUD를 더욱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낸스코인(BNB)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XRP를 추월하며 시장 내 입지 약화를 상징하는 사건도 있었다. 한 투자자는 “XRP가 보유자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FUD 이슈가 아니라 냉엄한 현실 문제”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XRP는 극단적인 부정 정서를 뚫고 반등했던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 7월 XRP는 강력한 매수세에 힘입어 3.65달러(약 5,074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다만 이후 21% 이상 급락해 3달러(약 4,170원) 저항선 돌파에 반복적으로 실패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외적인 요소들을 살펴보면, 리플은 여전히 낙관적인 요소를 안고 있다. 규제 명확성과 전통금융권(TradFi)과의 협업 확대가 내년 중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데파이(DeFi) 인프라 확장과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 통합 측면에서 XRP의 실사용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은 장기적인 긍정 요인이다. 농업 투자전문사 테우크리움(Teucrium) 대표 살 길버티(Sal Gilbertie)는 XRP를 “가장 실용성이 높은 암호화폐 중 하나”라고 평가하며, 명확한 사용 목적을 가진 토큰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가격 전망은 여전히 엇갈린다. XRP는 전일 대비 3.8% 하락한 2.87달러(약 3,989원)를 기록 중이다. 지난주 말 3.10달러(약 4,329원)까지 상승했지만 강력한 저항선에 부딪히며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유명 차트 분석가 피터 브란트(Peter Brandt)는 XRP 차트에서 하락 삼각형 패턴이 완성 단계에 있다며, 2.68달러(약 3,725원)선 밑에서 마감할 경우 최대 2.22달러(약 3,086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리플과 XRP가 다시금 반등에 성공할지, 아니면 심화되는 FUD 속에 장기 조정 국면으로 접어들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