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의 최근 가격 하락세가 고래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 행보와 맞물리며 추가 급락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약세 흐름 속에서도 고래들의 움직임은 리플의 시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시장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는 최근 X(구 트위터)를 통해 10월 10일부터 불과 나흘 만에 22억 3,000만 개의 리플(XRP)이 고래들의 지갑에서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시세 기준 약 55억 달러(약 7조 6,450억 원)에 해당하며, 이들 고래 주소는 현재도 총 73억 2,000만 개의 XRP를 보유 중이다. 이는 전체 유통량의 약 12%에 달한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이처럼 막대한 물량을 움직이는 고래 투자자들이 일반 투자자보다 훨씬 앞서 내부 정보를 입수하거나 시장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향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번 매도세 역시 시세 급락의 선행 신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특히 순식간에 이뤄진 대규모 매도 흐름이 중소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추가적인 매각을 유도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시장에 풀린 XRP 물량이 급증한 데 비해 수요가 제자리걸음이라면 가격 하락 압력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분석가들은 리플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X의 사용자 CRYPTOWZRD는 이번 하락장에서 기회주의적 매도 세력이 대부분 시장에서 퇴출됐다며 “현재 상황은 차트상 매우 이상적이며 상승 랠리의 초입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세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베테랑 트레이더 피터 브란트(Peter Brandt) 역시 리플의 장기 차트 분석을 통해 “보기 드물게 순수한 장기 차트 구조”라고 평가했다. 과거에는 리플에 대해 “0으로 수렴할 수 있다”고 혹평했던 브란트지만, 2025년 들어 입장을 다소 선회하며 XRP 커뮤니티에 화해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과거에 XRP 보유자들에게 강한 비판을 가했던 점을 인정하며 좋은 의도로 화해의 손길을 내민다”고 언급했다.
리플의 단기 시세 흐름은 대형 매도 세력의 향후 행보에 따라 방향성이 갈릴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부 베테랑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시각과 기술적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는 만큼, 투자자들의 방향 설정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