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초기 지지자로 알려진 로저 버(Roger Ver)의 형사 기소가 기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지방법원은 정부가 제출한 기각 제안 명령에 따라 사건 종결 여부를 앞두고 있으며, 이는 법원이 받아들이면 정식 기각 절차로 이어진다.
이번 사건은 미국 정부가 로저 버와 세금 관련 합의를 도출하면서 전환점을 맞이했다. 현지시간 9일 미국 연방 검찰은 마이클 피츠제럴드 판사 앞으로 제출한 문건을 통해, 버가 자신이 보유한 비트코인에 대한 세금 및 관련 벌금과 이자를 포함해 총 4,990만 달러(약 692억 1,000만 원)를 미국 국세청(IRS)에 납부하는 조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버는 한때 ‘비트코인 지저스’로 불리며 암호화폐 대중화에 앞장섰지만, 지난 몇 년간 자산 이전 및 세금 회피 논란으로 법적 문제에 휘말려 왔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인해 중범죄 기소가 기각될 경우, 그는 형사 책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판부는 아직 해당 명령을 최종 승인하지 않았지만, 통상적으로 검찰과 피고 간 합의가 이루어진 사안일 경우 기소 기각은 절차상의 수순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결과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이번 기각은 ‘무혐의’가 아닌 ‘조건부 기각’(without prejudice)으로, 향후 같은 혐의로 다시 기소될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번 합의는 IRS와의 법적 갈등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암호화폐 보유자들에게 세금 준수의 중요성을 재차 각인시키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