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가격이 최근 소폭 반등하며 회복 조짐을 보였지만, 현재는 2.30달러 아래에서 힘겨운 박스권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고래 투자자들과 장기 보유자들의 매도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향후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는 최근 보고서에서 리플 보유자들의 이익 실현(as realized profit) 패턴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강세장 랠리에서 이익을 실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가격 하락과 함께 판매가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9월 말 XRP 가격이 3.09달러에서 2.30달러로 약 25% 하락하는 동안, 7일 평균 기준의 이익 실현 규모는 하루 6,500만 달러(약 877억 원)에서 2억 2,000만 달러(약 2,970억 원)로 약 240% 증가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상승장이 아닌 약세장에서 매도하고 있다는 신호다.
이와 같은 비정상적인 판매 흐름은 ‘매도세가 강세가 아닌 약세 흐름 속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운다. 실제로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지난 7월 사상 최고가 경신이나 1월 3.40달러 급등 당시엔 상승 중 판매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가격 하락과 함께 대규모 매도가 나타나고 있다.
고래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매도 쪽으로 기울고 있다. 지난 48시간 동안 약 50만 XRP가 대거 처분되면서 시장에 부정적인 압력이 더해졌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이 리플 ETF 출시를 염두에 두고 ‘루머에 사서 뉴스에 판다(buy the rumor, sell the news)’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최신 S-1 문서에서 여러 기업들이 업데이트를 통해 ‘지연 조항’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리플 기반 ETF는 심의 반대가 없을 경우 20일 내 바로 상장 가능해졌다. 캐너리캐피털(Canary Capital)이 제출한 ETF가 이르면 11월 13일 출시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ETF 뉴스에도 불구하고 리플의 가격 흐름이 부진한 이유는 시장이 이미 기대감을 선반영했고, 투자자들이 ETF 승인 직후 차익을 실현하려는 전략을 따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결국 리플은 현재 기술적 반등 여력보다는 매도세에 따른 심리적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ETF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가격 흐름이 약세를 보이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추가 조정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고래들의 행동이 시장의 단기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