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의 거센 매수세로 올해 초 급등했던 비트코인(BTC) 가격이 되레 하락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최근 피로감이 시장 전반에 드리우면서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경우, 조정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르쿠스 틸렌 10x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은 현재 명백한 ‘피로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지난 10월 기록적인 대규모 청산 사태 이후 기관 중심의 매도세가 진정되지 않으며, 비트코인이 점점 더 거시경제 리스크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틸렌은 “2024년 랠리는 현물 비트코인 ETF를 중심으로 한 기관 유입이 주도했다”며 “동일한 투자자층이 시장 활력이 둔화될 경우 하락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리스크 관리자가 ‘포지션을 줄이라’는 판단을 내리게 되면,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서 비중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우려는 실제 수치로도 드러난다. 최근 미국 내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1주일간 총 9억 3,900만 달러(약 9,390억 원)가 유출돼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식고 있음을 보여줬다. 코인셰어스에 따르면, 이는 지난 몇 달간 가장 큰 규모의 자금 유출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ETF를 통한 비트코인 매입이 강세장을 견인했지만, 최근 흐름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시장 피로감 속에서 포지션 조절이 이뤄질 경우 랠리를 이끌었던 기관 자금이 오히려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이 계속해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미 연준의 금리정책과 같은 외부 변수뿐 아니라 ‘기관의 움직임’에도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틸렌의 경고처럼, 대규모 투자자들의 리밸런싱은 단기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