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IT 기업 네이버의 금융 계열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의 합병을 결정하면서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정작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기업가치 20조 원 규모의 '초대형 핀테크' 탄생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모습이다.
11월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 주가는 전날보다 1만2천 원(4.55%) 내린 25만1천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장중 한때는 25만500원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단기적으로는 차익 실현과 기대감이 사라진 후 나타나는 ‘셀온’(sell-on)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같은 날 업비트에서 445억 원 규모의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한층 더 위축됐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전날 이사회를 열어 주식 교환 방식의 포괄적 합병을 결정했다. 교환 비율은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2.54주로 책정됐다. 이로써 각각 5조 원과 15조 원의 기업가치를 지닌 두 회사가 결합해 총 20조 원 규모의 메가 핀테크 플랫폼이 탄생할 전망이다. 가상자산 기반 기술력과 기존 플랫폼·결제 인프라가 결합하면서 금융 업계의 지형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 배경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합병이 네이버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축을 추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요 의결권을 확보해 연결종속법인 구조를 유지함으로써, 2027년 이후에는 영업이익이 4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은 특히 스테이블 코인 등 미래 가상자산 시장에서 두 회사가 시너지를 낼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의 해외 상장 여부를 두고 관측이 제기됐으나, 네이버 측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두 회사의 기존 주주들이 내년 5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청구 금액이 일정 수준 이상(각 사 1조2천억 원 이상)을 초과할 경우 이번 계약이 재조정되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디지털 금융 산업 내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복합 플랫폼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추가적인 산업 재편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 다만, 투자자 신뢰 회복과 사이버 보안 강화, 구체적 성장 전략 제시가 시장의 평가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