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다시 급락하며 단숨에 2주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국 시장 개장 직후인 월요일 오후, 9만 달러 부근에서 횡보하던 비트코인은 순식간에 8만 6,700달러(약 1억 2,729만 원) 선까지 밀렸다. 연말로 접어든 시점에 큰 경제 이벤트가 대기 중인 가운데, 시장의 심리가 다시 위축된 신호로 해석된다.

단숨에 무너진 9만 달러 지지선

불과 몇 분 전까지도 비트코인은 9만 달러(약 1억 3,221만 원) 선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갑작스러운 매도세가 몰리며 급락했다. 특별한 단기 악재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에서,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 기반으로 연준 인사 관련 베팅 변화가 분위기를 흔든 것으로 알려졌다.

월터 블룸버그는 이번 하락의 유일한 촉매로 연준 차기 의장 지명 가능성 변화에 주목하며, 시장이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서 돌아선 영향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가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알트코인도 일제 하락…ETH, XRP, SOL 큰 타격

시장 불안은 비트코인에 그치지 않았다. 이더리움(ETH)은 1시간 만에 4.4% 하락하며 3,000달러(약 440만 원) 지지선을 눈앞에 두고 있고, 일부 분석가는 단기적으로 2,500달러(약 367만 원)까지의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리플(XRP)은 3% 넘게 빠지며 2달러(약 293원) 지지선을 상실했고, BNB와 솔라나(SOL) 역시 같은 시간 동안 각각 4%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같은 급락은 전형적인 위험 회피(risk-off) 시나리오로 해석된다. 비트코인이 흔들릴 때, 전체 시장이 이에 연쇄 반응하며 알트코인도 동반 하락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롱 포지션 무더기 청산…레버리지 위험 다시 부각

시장 하락과 맞물리며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청산이 쏟아졌다. 지난 1시간 사이 청산 규모는 약 2억 1,000만 달러(약 3,085억 원)에 달했으며, 이 중 대다수가 상승에 베팅한 롱 포지션이었다. 24시간 누적으로는 4억 5,000만 달러(약 6,610억 원) 규모 포지션이 무너졌고, 총 14만 5,000명에 달하는 투자자가 강제 청산을 겪었다.

특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각각 약 6,600만 달러(약 969억 원), 6,500만 달러(약 954억 원) 수준이 한 시간 내에 청산돼, 전체 청산 액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를 통해 현재 시장 내 과도한 레버리지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다.

‘숨 고르기’ 구간 진입할까

이번 비트코인 급락은 단기적으로 과열 신호에 대한 반작용일 수 있지만, 경제 이벤트의 방향성에 따라 추가 조정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특히 이번 주 발표될 CPI와 FOMC 결과,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 방향성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한편 시장 참여자 중 일부는 이번 급락을 ‘건강한 레버리지 조정’으로 받아들이며, 추후 재진입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예측 불가능성이 높은 만큼, 짧은 시간 내 급격한 포지션 확대는 여전히 위험 수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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