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cash 급등, ‘강세장 신호’ 아냐…라울 팔 “자금 회전 현상일 뿐”

프라이버시 코인 제트캐시(ZEC)의 최근 급등세가 구조적 강세장이 아닌 ‘자금 회전’에 따른 단기 현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투자자 라울 팔은 “지금은 추세 상승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ZEC의 상승세에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마크로 투자 전문 미디어 리얼비전(Real Vision)의 창업자 라울 팔은 목요일(현지시간) 공개된 팟캐스트 ‘웬 시프트 해프스(When Shift Happens)’에서 최근 ZEC의 상승 흐름에 대해 “아직 구조적 시장 변화를 증명할 수 없다. 자금이 특정 테마로 이동하는 단기적 회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ZEC는 올해 들어 급격한 상승 흐름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암호화폐 데이터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ZEC는 1월 1일 대비 699% 상승해 385.81달러(약 57만 50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최근 한 달간 약 37% 하락하면서 모멘텀은 다소 둔화된 상태다.

라울 팔은 “이런 급등 이후 중요한 건 ‘바닥’을 찾을 수 있느냐다”라며 “가격이 특정 구간에서 지지를 형성하고 다시 상승 흐름을 이어가야 본격적인 추세 전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지금 당장은 매수하지 않을 것 같다”며 “다음 하락 사이클에서 다시 노려볼 수는 있다”고 밝혔다.

아서 헤이즈 발언과 ETF 전환 소식도 한몫

ZEC의 올해 상승세에는 업계 주요 인물의 발언과 제도권 진입 시도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10월 26일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멕스 공동창업자 아서 헤이즈가 “제트캐시가 1만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 이후 하루 만에 30% 급등하기도 했다. 기사에 따르면 ZEC의 시가총액은 8월 기준 10억 달러(약 1조 4785억 원) 미만이었지만, 11월 초에는 70억 달러(약 10조 3495억 원)를 넘기며 급격히 커졌다.

프라이버시와 익명성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자산 회전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거래소 XT엑스체인지는 “최근 사용자의 익명성 보호에 대한 요구가 늘면서 프라이버시 토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제도권 자금 유입 가능성을 높이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지난 11월 27일,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ZEC 관련 신탁 상품을 현물 ETF로 전환하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그레이스케일이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도지코인(DOGE), 리플(XRP) 등에 이어 제트캐시를 주요 ETF 상품군에 편입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결과적으로 Zcash의 급등은 투자심리 회복, 주요 인물의 발언, 기관투자 움직임 등 여러 요소가 복합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라울 팔은 “시장 전체가 우상향으로 전환되지 않는 한, 개별 자산 급등은 본질적으로 회전(rotation)에 불과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프라이버시 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이지만, 투자 결정에는 보다 신중한 분석과 추세 확인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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