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ve DAO가 약 91억 원 상당의 CRV 지원금 제안을 부결시켰다. 핵심 개발사 지원 목적이었지만, 주요 토큰 보유자들이 ‘중앙화 우려’와 ‘자금 투명성 결여’를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Curve 핵심 개발 지원안, DAO 커뮤니티가 거부

탈중앙화 거래소 커브파이낸스(Curve Finance)의 거버넌스 조직인 Curve DAO가 1,740만 개의 CRV 토큰을 핵심 개발사에 지원하는 제안을 부결했다. 이번 제안은 마이클 에고로프(Michael Egorov) 창립자가 제출한 것으로, 총 6,200만 달러(약 91억 8,096만 원) 규모의 CRV를 스위스계 개발사 스위스 스테이크 AG(Swiss Stake)에 지원하는 것이 골자였다.

스위스 스테이크는 현재 약 25명 규모의 개발팀을 운영하며 커브의 인프라, 보안, 생태계 확장을 담당하는 중심 조직이다. 디파이 데이터 플랫폼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커브는 총 예치금(TVL) 21억 달러 이상을 보유한 디파이(DeFi) 3위권 DEX다.

찬반 투표 격차 크지 않았지만, 핵심 세력이 반대 주도

총투표 결과는 반대 54.46%, 찬성 45.54%로 나타났다. 투표 기록에 따르면 디파이 주요 프로토콜인 이어른파이낸스(Yearn Finance)와 컨벡스파이낸스(Convex Finance)에 연관된 주소들이 전체 반대 득표의 약 90%를 차지하며 승부를 갈랐다.

거버넌스 토론 게시판에서 일부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제안을 반대한 이유로 ‘중앙화 우려’를 제기했다. 핵심 의사결정이 소수 조직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는 비판이다. 또 다른 의견은 기존에 지원된 자금 사용 내역에 대한 정보 공개가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한 커뮤니티 구성원은 “스위스 스테이크가 이전 자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 한, 추가 지원은 정당화되기 어렵다”는 견해를 전했다.

유사 전력 있어... 8월에는 통과됐던 2,100만 CRV 제안

이번 제안은 에고로프가 개발팀 지원 목적의 거버넌스 제안을 시도한 첫 사례는 아니다. 올해 8월, 그는 2,100만 개 이상의 CRV(당시 약 6,300만 달러 규모)를 유사한 목적으로 요청했고, 당시에는 91%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장 분위기와 커뮤니티 신뢰 수준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커뮤니티는 CRV 추가 유통이 가격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하며, “지원금은 일괄 지급 대신 감액 또는 분할 지급이 바람직하다”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DeFi 거버넌스 투명성 놓고 업계 내 논쟁 확대

이번 사안은 디파이 전반에 걸쳐 ‘거버넌스의 공정성과 형평성’이라는 화두를 다시 꺼냈다. 최근 또 다른 주요 디파이 서비스인 아베(Aave)에서도 개발사 아베랩스(Aave Labs)가 DAO 수수료 일부를 스스로 재배분하면서 유사한 논란이 이미 발생했다.

거버넌스 투표 부결 직후 CRV 가격은 하루 기준 1.5% 상승했지만, 최근 3개월간 가격은 약 50% 가까이 하락해 투자 심리 회복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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