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가 아르헨티나 시장에서 또 한 발 물러선다. 2026년 1월 31일부터 아르헨티나 페소로 스테이블코인 USDC를 거래할 수 없게 되며, 현지 화폐 기반 거래를 중단한다. 이는 진출 1년 만에 내린 전략적 후퇴로, 그동안 급격히 확장했던 현지 사업의 방향성을 재조정하는 모습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1월 3일, 코인베이스가 아르헨티나 사용자들에게 이메일로 공식 통보하면서 알려졌다. 이메일에는 “사용자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제품을 재평가하고 있다”는 설명이 담겼다. 다만 암호화폐 간 거래 등은 기존처럼 운영되며, 사용자들은 1월 말까지 페소를 USDC로 전환하거나 출금할 수 있다.
1년 만의 철수…시장 매력에도 발묶인 코인베이스
코인베이스는 불과 작년 1월 28일, 아르헨티나 금융당국(CNV)의 승인을 받고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로 공식 진출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환율 불안으로 달러 대체수단을 찾는 아르헨티나 국민들 사이에서 암호화폐가 강하게 확산되며 유망 시장으로 주목했다.
자체 조사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인의 87%는 암호화폐를 재정 자립의 수단으로 여겼고, 10명 중 8명 이상이 급여를 암호화폐로 받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아르헨티나는 다른 중남미 국가들보다 6배 이상 암호화폐를 일상에 활용하는 국가로 평가됐다.
시장 기대에 발맞춰 코인베이스는 지역 총괄로 현지 핀테크 경력자 마티아스 알베르티를 선임하며 공격적인 확장을 시도했다. CNV가 미국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 현물 ETF 상품의 현지 간접 투자(CEDEAR) 허용으로 암호화폐 투자 문턱을 낮춘 것도 호재였다.
정치 스캔들과 시장 불확실성 겹쳐
순항할 듯했던 코인베이스의 아르헨티나 사업은 2025년 2월, ‘리브라 밈코인’ 스캔들 이후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솔라나(SOL) 기반 밈코인을 SNS에서 홍보하면서 가격이 급등했지만, 곧바로 96% 폭락하며 1억~2억 8,000만 달러(약 1,446억~4,054억 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현지 재판부는 미국 국적의 가해자 헤이든 데이비스를 포함한 관계자들의 자산 약 50만 달러(약 7억 2,300만 원)를 동결하며 펌프앤덤프(인위적 가격 부풀리기) 형태의 조직적 사기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문제의 밈코인은 밀레이 대통령이 직접 셀피 사진을 올린 직후 42분 만에 대량 자금 이동이 발생했고, 대통령 핵심 측근들과의 연결 정황도 드러났다.
이 사건은 의회 청문회로 이어졌고, 경제장관과 증권위원장까지 소환되면서 국가 차원의 혼란을 초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이끄는 친암호화폐 정당 ‘자유진영진보’는 2025년 중간선거에서 오히려 40.68%의 득표율로 승리를 거두며 정치 기반을 다졌다.
규제 변화 앞두고 전략 재조정…‘모든 거래소’로 방향 전환
이번 코인베이스의 철수는 ‘완전한 철회’라기보다는 정비와 전환에 가까운 전략 변화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현지에서는 올해 4월경, 중앙은행이 전통 은행들에게 가상자산 거래 및 커스터디(수탁) 서비스 허용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한편으로 글로벌 확장 전략은 강화하고 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는 1월 초, 암호화폐, 증권, 예측 시장, 원자재까지 통합한 ‘모든 자산 거래소(everything exchange)’ 비전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미국 연방 규제 기관에 등록된 플랫폼 칼시(Kalshi)와 손잡고 이벤트 기반 거래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페소 거래 중단은 규제 리스크를 피하면서도 향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대중적 반발도 적지 않다. 한 블록체인 개발자는 소셜미디어에 “세계에서 암호화폐를 가장 많이 쓰는 나라에서 글로벌 경제로 접근할 통로를 막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 시장 해석
아르헨티나는 여전히 암호화폐 채택률이 높은 유망 시장이지만, 코인베이스는 현지 화폐 거래 리스크와 규제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후퇴 중이다. 이는 글로벌 다변화 전략과도 궤를 같이한다.
💡 전략 포인트
- 코인베이스: ‘현지 화폐 → 암호화폐 중심 전략’ 전환
- 아르헨티나: 은행을 통한 암호화폐 거래 합법화 준비 중
- 시장 성장성 여전해 향후 재진출 여지 남아
📘 용어정리
- CEDEAR(세데아르): 아르헨티나 내 주식 및 ETF 간접투자 인증서
- 펌프앤덤프: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고점에 출금 후 폭락시키는 투자 사기 수법
- 커스터디(Custody): 자산(특히 암호화폐)의 보관 및 보호를 대행하는 제3자 서비스
💡 더 알고 싶다면? AI가 준비한 다음 질문들
A. 암호화폐 간 거래는 유지되지만, 규제 불확실성과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화폐인 아르헨티나 페소 거래만 중단한 것이다. 이는 전략 재조정의 일환이며, 시장 전체 철수는 아니다.
A. 높은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하락 상황에서 많은 시민들이 재정 방편으로 암호화폐를 활용하고 있다. 코인베이스 조사에 따르면 87%가 암호화폐에 긍정적이다.
A. 명확한 관련은 없지만, 사기 사건으로 촉발된 시장·정치적 불안정이 코인베이스의 전략 움직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A. 페소-암호화폐 간 거래는 막히지만, 암호화폐 간 거래는 계속 가능하다. 향후에는 중앙은행 허가로 은행을 통한 거래 접근도 열릴 수 있다.
A. 그렇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는 ‘모든 자산 거래소’ 전략을 공표하며 다양한 거래 상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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