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채굴을 둘러싼 논쟁에 새로운 변수로 ‘AI 데이터센터’가 떠오르고 있다. 전력 수요 경쟁에서 AI가 채굴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장기 보안성에 대한 논쟁이 촉발됐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해석이 ‘채굴 경제학’을 단순화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논쟁의 불씨는 암호화폐 미디어 크립토 밴터 공동 창업자 란 노이너(Ran Neuner)가 던졌다. 그는 X(구 트위터)를 통해 “AI가 비트코인을 영원히 죽였다. 비트코인 채굴의 가장 큰 경쟁자는 다른 암호화폐가 아니라 AI”라고 주장했다. AI 데이터센터와 비트코인 채굴이 동일한 자원인 전력을 두고 경쟁하며, 결국 더 높은 수익을 내는 쪽으로 전력이 이동할 것이라는 논리다.
노이너는 단순한 수익 계산을 근거로 들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은 메가와트(MW)당 약 57~129달러의 수익을 내는 반면, AI 데이터센터는 동일한 전력으로 200~500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채굴 기업들이 이미 사업 방향을 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어사이언티픽(Core Scientific)은 AI 호스팅 계약을 체결했고, 헛8(Hut 8)은 7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계약을 추진했다. 사이퍼 마이닝(Cipher Mining)은 AI 컴퓨팅에 집중하기 위해 해시레이트를 51% 줄이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채굴 업계가 단순히 다른 채굴 업체들과만 경쟁하던 시대가 끝났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대규모 전력 인프라를 이미 확보한 상장 채굴 기업들에게는 같은 전력을 활용해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AI 연산 사업으로 전환할 유인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AI가 비트코인을 죽인다?”…전문가들 반박
하지만 온체인 분석가 우윌리(Willy Woo)는 이런 결론이 네트워크 구조를 오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보안을 위해 지불하는 비용은 결국 ‘비트코인 가격과 네트워크 사용량’이 결정한다”며 “전기 가격은 채굴자 간 경쟁에만 영향을 줄 뿐”이라고 설명했다.
우윌리는 특히 비트코인의 ‘난이도 조정(difficulty adjustment)’ 메커니즘을 강조했다. 전력 비용 상승이나 경쟁 심화로 일부 채굴자가 시장에서 이탈하더라도, 네트워크 난이도가 낮아지면서 남은 채굴자들이 다시 균형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즉, AI가 채굴 산업 구조를 바꿀 수는 있지만 그 자체로 비트코인을 무너뜨리지는 않는다는 해석이다.
기후 기술 투자자로 알려진 다니엘 배튼(Daniel Batten) 역시 해당 주장에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AI 산업이 비트코인 채굴에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AI 데이터센터 건설 기간 동안 남는 전력을 비트코인 채굴로 수익화하거나, 미리 확보한 전력을 활용해 수요 변동을 완충하는 방식으로 채굴이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튼은 채굴 수익 모델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일부 채굴업체는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재활용해 주요 수익을 얻고 비트코인은 부산물처럼 얻기도 한다. 또 다른 업체들은 자체 발전 설비를 보유하거나, 유전·가스전·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버려지는 에너지’를 이용해 킬로와트시(kWh)당 1센트 수준의 전력 비용으로 채굴하기도 한다.
여기에 전력 수요 반응 프로그램, 주파수 안정화 보상(FCAS),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탄소 크레딧 등 다양한 부가 수익이 채굴 경제성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공급이 넘칠 때 나타나는 ‘전력 가격 마이너스’ 구간은 일반적인 수익 비교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배튼은 “AI가 비트코인을 죽인다거나 특정 전력 가격 이상에서는 채굴이 불가능하다는 식의 단순한 주장에는 매우 회의적이어야 한다”며 “연구 결과를 보면 오히려 AI 데이터센터가 점점 더 비트코인 채굴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 작성 시점 기준 비트코인(BTC) 가격은 7만3329달러, 원화 기준 약 1억930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AI와 전력 시장의 구조 변화 속에서 비트코인 채굴 산업이 어떤 방식으로 진화할지 시장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기사요약 by TokenPost.ai
🔎 시장 해석
AI 데이터센터와 비트코인 채굴이 동일한 자원인 전력을 놓고 경쟁하면서 산업 구조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채굴 기업은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AI 인프라 사업으로 전환하거나 병행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난이도 조정 구조와 다양한 에너지 활용 모델 때문에 AI가 네트워크 자체를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 전략 포인트
전력 인프라를 확보한 채굴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채굴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검토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네트워크 사용량 증가가 장기적으로 채굴 보안 비용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잉여 재생에너지, 버려지는 가스 에너지, 전력 수요 반응 프로그램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을 가진 채굴업체가 경쟁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AI 산업 성장으로 전력 시장 구조가 변하면서 채굴 산업도 새로운 수익 구조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
📘 용어정리
난이도 조정(Difficulty Adjustment):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채굴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자동으로 채굴 난이도를 조정하는 시스템.
해시레이트(Hashrate): 비트코인 채굴에 투입되는 전체 연산 능력으로 네트워크 보안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
FCAS: 전력망 주파수 안정화를 위해 참여 기업에게 보상하는 전력 서비스 프로그램.
REC(재생에너지 인증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사용했다는 것을 인증하는 전력 시장 제도.
💡 자주 묻는 질문 (FAQ)
Q.
AI 데이터센터가 왜 비트코인 채굴과 경쟁하게 되나요?
두 산업 모두 대규모 전력을 사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력 인프라가 제한된 상황에서 기업들은 같은 전력을 활용해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로 이동하게 되는데, AI 데이터센터가 채굴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Q.
AI가 성장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 보안이 약해질 수 있나요?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낮다고 봅니다. 비트코인에는 채굴자가 줄어들면 자동으로 연산 난이도가 낮아지는 난이도 조정 시스템이 있어 남은 채굴자들이 다시 수익성을 확보하며 네트워크 보안이 유지됩니다.
Q.
앞으로 채굴 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나요?
많은 업계에서는 채굴과 AI 인프라를 동시에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채굴은 잉여 전력을 활용해 수익을 보완하고, AI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장기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두 산업이 공존하는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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