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기반 디파이(DeFi) 유동성 풀에서 약 2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단순한 해킹이 아니라 보상 시스템의 허점을 노린 ‘반복 채굴’ 방식이었다.
보안업체 ExVul에 따르면 공격자는 유니스왑 V3(Uniswap V3)에서 WUSD.fi와 GLOVE 인센티브 구조의 약점을 악용해 자금을 여러 지갑으로 돌리며 보상을 계속 챙겼다. 프로토콜 설계에 내재한 허점을 파고든 셈이다. 최근에는 유니스왑을 사칭한 구글 광고 피싱까지 겹치며, 이용자 자산이 최소 40만달러 빠져나간 사례도 보고됐다.
오픈제플린 창업자 “모든 디파이가 안전하지 않다”
이 같은 연쇄 사고 속에 오픈제플린(OpenZeppelin) 창업자 마누엘 아라오즈(Manuel Aráoz)는 “이제 ‘모든’ 디파이(DeFi)를 안전하지 않다고 본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그의 핵심 논리는 간단하다. 방어 측은 모든 취약점을 찾아야 하지만, 공격자는 단 하나의 구멍만 찾아도 자금을 빼갈 수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보안의 구조적 비대칭이 다시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AI 도구가 공격자 손에 더 큰 무기 됐다
아라오즈는 이 불균형이 더 심해진 배경으로 AI 기반 코딩 도구를 지목했다. 그는 이런 도구가 공격자에게 스마트컨트랙트의 취약점을 훨씬 빠른 속도로 찾아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봤다.
실제로 사이버 보안 업계에서도 AI가 피싱 인프라 구축, 취약점 탐색, 공격 시뮬레이션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라오즈는 지인들에게 에이브(AAVE), 메이커다오, 컴파운드 같은 주요 디파이 플랫폼에서 자금을 빼두라고 권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는 대형 프로토콜이라고 해도 계속된 점검 없이 안심하기 어렵다는 신호로 읽힌다.
복잡해진 구조, 더 넓어진 공격면
문제는 최근 디파이(DeFi) 프로토콜이 브리지, 대출, 스테이킹, 자동 보상 계약을 겹겹이 얹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점이다. 기능이 늘수록 편의성은 높아지지만, 동시에 방어해야 할 표면도 넓어진다.
오픈제플린 역시 ERC-2771과 Multicall 표준이 함께 쓰일 때 예상치 못한 취약점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주요 프로토콜들은 감사, 버그 바운티, 형식 검증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피싱과 인센티브 조작 같은 수법은 여전히 완전히 막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은 이더리움(ETH) 생태계 전반의 보안 경쟁이 더 빠른 공격 기술을 따라가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형 디파이 프로젝트는 AI를 활용해 고도화되는 공격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