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rcle가 ‘양자컴퓨터’ 위협에 대비한 새 복구 체계를 내놨다. 계정 이전을 제때 하지 못하더라도 자산을 자동으로 잃는 구조가 아니라, 암호학적 증명과 시드 구문 확인, 거래소 기록, 필요 시 법원 명령까지 활용해 복구하는 방식이다.
USDC와 Arc, ‘양자내성’ 로드맵 공개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서클(Circle)은 금요일 ‘양자 보안’ 백서를 공개하고, 스테이블코인 USDC와 향후 출시할 블록체인 ‘Arc’를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취약점 점검 단계, 구형·신형 암호기술을 함께 쓰는 전환 단계, 기존 서명 방식을 사실상 종료하는 최종 이전 단계의 3단계로 구성됐다.
서클은 현재 블록체인이 주로 사용하는 타원곡선암호가 충분히 강력한 양자컴퓨터와 쇼어 알고리즘 앞에서는 위협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는 이 위험이 당장 현실화된다고 보지는 않았고, 전통적인 해킹과 보안 사고가 여전히 더 시급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양자컴퓨터가 실제로 현재 암호체계를 깨는 수준에 도달할 시점도 아직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Arc는 처음부터 양자내성을 탑재
서클의 새 블록체인 Arc는 출범 초기부터 양자내성 서명 방식인 SLH-DSA를 지원하고, HPKE와 ‘X-Wing’ 기술을 활용한 양자내성 암호 통신도 적용할 계획이다. 거래 내 프라이버시는 AWS 니트로 인클레이브 같은 신뢰 실행 환경을 통해 보호할 방침이다.
기존 USDC 스마트계약 업그레이드는 그나마 수월한 편이지만, 한 번 배포되면 바꿀 수 없는 ‘불변’ 계약은 문제가 더 크다. 특히 이더리움에서 널리 쓰이는 ‘ecrecover’ 함수처럼 이미 수많은 계약에 박혀 있는 구조는 수정이 어렵기 때문에, 서클은 프로토콜 차원의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봤다.
복구 체계와 규제·기록 보존 문제도 검토
서클이 제시한 복구 체계는 계정 접근권을 잃었을 때도 자산을 되찾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양자컴퓨터 등장 전까지 지갑 이전을 마치지 못한 이용자에게도 최소한의 안전판을 제공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또 다른 쟁점은 블록체인 역사 자체다. 서클은 지분증명(PoS) 네트워크에서 검증자 키가 탈취될 경우 과거 기록이 훼손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를 막기 위해 검증자 이전, 양자내성 체크포인트, 체인 이력을 검증할 수 있는 장치가 로드맵에 포함됐다.
서클의 이번 구상은 당장 시장을 뒤흔들 만한 이슈는 아니지만, 스테이블코인 인프라가 ‘미래 보안’까지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자컴퓨터 위협이 아직은 먼 이야기처럼 보이더라도, 암호화폐 업계가 장기 생존을 위해 어떤 대비가 필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