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2026년 6월 5일 미국 시장에서 한때 6만 달러 아래로 내려가며,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투자심리 위축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최근까지 가격을 떠받치던 대형 매수 주체의 움직임에 변화가 생긴 데다, 상장지수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5일 낮 12시 10분 기준 비트코인 1개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약 6% 내린 5만9천75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2024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5년 10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6천210.5달러와 비교하면 반토막을 넘는 52.7% 하락이다. 가격 조정 폭이 커지면서 단순한 일시 조정보다 시장 흐름의 변화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번 하락의 직접적인 계기로는 비트코인 대량 보유 기업인 스트래티지의 매도 공시가 거론된다. 스트래티지는 지난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비트코인 32개를 매도했다고 신고했다. 수량만 놓고 보면 시장 전체를 흔들 정도의 규모는 아니지만, 상징성은 작지 않다. 그동안 시장은 스트래티지가 가격 등락과 무관하게 비트코인을 계속 사들이는 쪽에 가깝다고 받아들여 왔는데, 실제 매도가 확인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심리가 흔들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에마 베르뉘오 유로스에이전시 컨설턴트도 AFP통신에 매각 규모는 미미하지만 상징적 의미가 컸다고 평가했다.
자금 흐름의 변화도 부담을 키웠다. 최근 시장에서는 가상화폐보다 인공지능 관련 주식이 더 강한 투자처로 부상하면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 같은 간접투자 상품에서 자금 이탈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장지수펀드는 일반 투자자가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어서, 이곳에서 자금이 빠지면 시장 전반의 수요 둔화 신호로 읽히기 쉽다. 베어드의 마이클 안토넬리 시장전략가가 블룸버그에 인공지능이 가상화폐를 가장 뜨거운 투자처 자리에서 밀어냈다고 말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보여준다.
비트코인 급락은 다른 주요 가상화폐로도 곧바로 번졌다. 이더리움은 12% 넘게 내려 1천600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리플과 솔라나도 5% 이상 하락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하락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법안 제정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장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해석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지만, 제도 정비와 자금 유입 여건이 개선될 경우 향후 시장이 다시 방향을 바꿀 가능성도 함께 남겨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