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가상화폐 투자로 돈을 불려주겠다고 속여 수백 명으로부터 거액을 끌어모은 5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투자 원금의 일정 비율을 매일 수익으로 지급하겠다는 약속이 실제 사업 성과가 아니라 새로운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이른바 돌려막기 구조였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는 1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사기,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총징역 20년을 선고하고 76억2천만여원 추징을 명령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공범 5명에게도 각각 징역 6개월부터 2년 6개월까지의 실형이 내려졌다. A씨는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LF재단, PS재단, PLT홀딩스의 의장으로 활동하며 투자자들을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범행 구조는 전형적인 유사수신 형태에 가까웠다. 유사수신은 금융당국의 인허가나 등록, 신고 없이 원금 보장이나 확정 수익을 약속하며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불법 행위를 뜻한다. A씨는 투자자들에게 매일 투자 원금의 2%에 해당하는 수익과 3%에 해당하는 코인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안정적인 수익 사업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고 새로 들어온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돈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A씨가 374명으로부터 110억원 이상을 가로챘고, 전체 유사수신 규모는 550억원 이상이라고 봤다.
법원은 A씨 측 사업에 실체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발행된 코인 역시 장래에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 부각됐을 뿐, 독자적인 경제적 가치를 갖춘 자산이라기보다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투기적 수단으로 활용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상위 투자자에게 이익금을 지급하려면 더 많은 하위 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계속돼야 하는 구조였고, 이런 방식은 자금 유입이 멈추는 순간 후순위 투자자 피해가 급격히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컸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이번 판결에서 법원이 무겁게 본 대목은 피해의 성격이다. 피해자 상당수가 노인을 포함한 일반 서민이었고, 오랜 기간 모은 재산을 잃는 데 그치지 않고 빚까지 떠안은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재판부는 짚었다. 일부는 가족과 지인까지 투자에 끌어들여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심리적 고통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 안으로 조금씩 편입되고는 있지만, 높은 수익을 짧은 기간에 확정적으로 보장한다는 식의 홍보는 여전히 대표적인 위험 신호로 꼽힌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가상자산을 앞세운 불법 자금 모집에 대한 사법부의 엄정 대응이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