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디지털자산 은행 아미나(AMINA)가 월가 투자은행 캔터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를 자문사로 두고 공개시장 진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7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아미나는 캔터와 함께 상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여러 선택지를 살피고 있다. 사안을 아는 관계자 2명은 아미나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을 포함한 방안을 검토했으며, 현재는 디지털자산 트레저리(DAT) 상장사를 역인수하는 방식이 유력한 카드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이들은 논의가 비공개라는 이유로 익명을 요구했다.
회사 공식 입장은 신중하다. 아미나 대변인은 이메일 답변에서 “SPAC을 비롯한 여러 상장 수단이 우리 쪽에 접촉해 왔지만, 그들의 관심은 성장 자본이 아니라 빠른 상장에 쏠려 있다”며 “우리는 아미나의 전략적 성장을 뒷받침할 선택지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어떤 SPAC이나 DAT와도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잠재 투자자들과 대화 중이고 초점은 전략적 성장 자본에 있다. IPO는 앞으로 논리적인 다음 수순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캔터는 관련 언급을 거부했다. 관계자들이 언급한 DAT 우회상장 가능성과 회사가 강조한 성장 자본 우선 기조 사이에는 온도 차가 있는 셈이다. 현재 단계에서 상장 방식과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DAT는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을 재무제표에 보유하는 상장사를 뜻한다. DAT 상장사 역인수는 비상장사가 기존 상장사를 인수해 상장 지위를 활용하는 방식이고, SPAC은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먼저 상장한 회사와 합병해 증시에 진입하는 구조다. 일반 IPO보다 속도가 빠를 수 있지만 기업가치 산정과 주주 구성, 자금 조달 조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아미나는 2018년 세바뱅크(SEBA Bank)로 출발해 2023년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의 감독을 받는 정식 은행으로, 기관과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암호화폐 매매, 수탁, 스테이킹, 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부다비와 홍콩, 인도에도 진출했다.
아미나의 2025년 말 기준 기본자본(Tier 1)은 7460만 스위스프랑, 약 9100만 달러(약 1274억원)다. 지금까지 줄리어스베어(Julius Baer), 디파이테크놀로지스, 블랙리버자산운용 등에서 약 2억4500만 달러(약 3430억원)를 조달했다.
크립토 기업의 공모시장 진입은 최근 이어졌다. 서클인터넷(CRCL), 코인데스크 모회사 불리시(BLSH), 제미나이스페이스스테이션(GEMI), 비트고(BTGO), 피겨(FIGR)가 증시에 올랐다. 2021년 이후 가장 강한 상장 흐름으로 평가됐지만,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은 종목별로 엇갈렸다.
암호화폐 가격 약세와 거래 둔화,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가 겹치며 기업가치가 압박을 받은 영향이다. 이 여파로 크라켄 모회사 페이워드, 이더리움 앱 개발사 컨센시스, 지갑업체 레저,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IPO 일정을 미뤘다.
아미나의 다음 행보는 성장 자본 조달을 먼저 택할지, 우회상장이나 IPO를 통해 공개시장 진입을 앞당길지에 달려 있다. 규제권 안에서 운영되는 디지털자산 은행이 공개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업계 관심사로 남을 전망이다.
🔎 시장 해석
아미나의 공개시장 진입 검토는 규제권 안에서 운영되는 디지털자산 은행에 대한 시장 평가가 어떻게 형성될지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다만 회사가 우회상장 가능성보다 성장 자본 확보를 강조한 만큼, 최근 크립토 기업 상장 흐름 속에서도 ‘속도’보다 ‘자금 조달 조건’이 핵심 변수로 부각된다.
💡 전략 포인트
독자는 상장 방식 자체보다 아미나가 실제로 어떤 자본 조달 구조를 선택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업가치와 기존 주주 구성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크립토 기업의 상장 후 주가 흐름이 엇갈린 만큼, 암호화폐 가격·거래량·위험자산 선호도 변화도 함께 확인할 만한 관전 포인트다.
📘 용어정리
- DAT: 디지털자산 트레저리의 약자로,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을 재무제표상 보유하는 상장사를 뜻한다.
- SPAC: 기업인수목적회사로, 먼저 상장한 뒤 비상장 기업과 합병해 해당 기업의 증시 진입을 돕는 구조다.
- Tier 1 기본자본: 은행의 손실 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자본 지표로,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데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