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볼루트(Revolut)가 덴마크·폴란드·포르투갈의 적격 고객을 대상으로 유로 연동 스테이블코인 유로알알(EURR) 시험 유통을 시작했다. 초기 시가총액은 약 29만 달러(약 4억원)로 집계됐다.
레볼루트는 8월 8일 자사 블로그에서 EURR 단계적 테스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EURR는 1유로 가치를 목표로 하는 전자화폐형 토큰이며, 브리지 빌딩(Bridge Building S.A.)이 발행하고 레볼루트 디지털 애셋 유럽(Revolut Digital Assets Europe Ltd)이 유통을 맡는다.
크립토브리핑은 EURR 유통량이 25만961개, 시가총액이 약 29만 달러라고 보도했다. 레볼루트 공식 발표문은 시가총액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수치는 앞서 본지가 보도한 369개 유통 단계보다 커진 규모다.
폴리곤(Polygon)은 8월 26일 공지에서 EURR가 출시 시점부터 이더리움(ETH)과 폴리곤(POL)에서 작동한다고 밝혔다. 폴리곤은 레볼루트가 8000만명 이상 고객과 1600만명 이상 크립토 이용자를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레볼루트 블로그의 고객 수 표기는 7500만명 이상으로, 공개 자료 간 모수에는 차이가 있다.
EURR의 성격은 단순 상장 토큰보다 레볼루트 앱 안의 이동 수단에 가깝다. 레볼루트는 EURR가 법정화폐, 암호화폐, 외부 지갑, 지원 블록체인 네트워크 사이 이동을 돕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은 레볼루트 앱과 레볼루트 X에서 유로 기반 온체인 자산을 이용하는 구조다.
이 구조는 발행과 유통을 나눈 점도 특징이다. 발행 책임은 브리지 빌딩이 맡고, 레볼루트는 고객 접점과 유통을 담당한다. 브랜드와 준비자산 관리 주체가 분리된 형태다.
배경에는 유럽연합의 암호자산시장 규제인 미카(MiCA)가 있다. 미카에서 전자화폐토큰은 단일 법정통화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암호자산 유형이다. 유로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거치지 않고 유로 표시 결제와 온체인 정산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럽 핀테크 기업의 실험 대상이 되고 있다.
레볼루트 도움말은 테더(USDT)가 해당 지역 규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더는 지원되지 않는다고 안내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레볼루트가 유럽경제지역과 스위스에서 남은 USDT 잔액을 오는 31일 이후 고객 기본 통화로 전환한다고 전했다.
EURR 출시는 이런 규제 전환 과정에서 나온 유로 기반 대체 선택지로 풀이된다. 다만 현재 공개된 시가총액과 유통량만으로는 시장 영향력을 판단하기 어렵다. 초기 단계에서는 앱 내 통합과 외부 지갑 연결 구조가 더 큰 관전 지점이다.
같은 EURR 티커가 이미 스테이블알(StablR)의 유로 스테이블코인에도 쓰인다는 점은 유의할 대목이다. 스테이블알은 5월 24일 사이버 보안 사고 뒤 EURR와 유에스디알(USDR)의 민팅과 상환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8월 25일 후속 공지에서는 무허가로 발행된 EURR 약 641만개와 USDR 약 1433만개가 유통 중이라고 설명했다.
티커 중복은 지갑 검색, 거래소 표기, 온체인 자산 식별에서 혼선을 낳을 수 있다. 같은 이름의 토큰이라도 발행사와 계약 주소가 다르면 별개 자산이다. 레볼루트 EURR를 확인할 때도 발행사와 계약 주소를 함께 봐야 한다.
업계의 평가는 기대와 신중론이 엇갈린다. 기대 쪽은 레볼루트가 결제, 환전, 크립토 서비스를 이미 갖춘 대형 핀테크라는 점을 본다. 반면 신중론은 초기 유통량이 작아 아직은 상징적 출시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
국내 시장과의 직접 연결은 아직 제한적이다. 다만 본지는 앞서 결제사가 고객 결제보다 내부 정산과 유동성 배분에 스테이블코인을 먼저 적용하는 구조를 보도한 바 있다. 레볼루트 사례도 스테이블코인이 거래소 상품을 넘어 앱 내부 이동과 정산 인프라로 배치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레볼루트는 올해 후반 유럽경제지역 내 확대 출시와 다른 통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개발 계획을 제시했다. 당장은 덴마크·폴란드·포르투갈 시험 유통에서 실제 이용 규모와 티커 혼선 관리가 확인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