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7~9월 민간 시장에서 7390억 달러(약 1016조원)를 순차입하기로 하면서 비트코인(BTC) 시장의 유동성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국채 발행은 현금을 흡수하는 요인으로, 장기 국채 바이백은 일부 만기 구간의 거래 기능을 보강하는 요인으로 읽힌다.
미국 재무부는 8월 3일 시장성 차입 추정 자료에서 7~9월 민간 보유 순시장성 차입 규모를 7390억 달러로 제시했다. 9월 말 현금 잔고 가정치는 9500억 달러(약 1306조원), 10~12월 순차입 예상치는 6280억 달러(약 864조원)로 잡았다.
쟁점은 차입과 바이백이 같은 시기에 겹친다는 점이다. 재무부는 8월 19일 장기 명목 국채 10~20년물과 20~30년물 구간의 유동성 지원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약 5조5000억원)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확대 조치는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적용된다.
겉으로는 정부가 새 국채를 팔아 현금을 끌어들이면서 동시에 기존 국채를 되사는 구조다. 그러나 두 거래의 목적은 다르다. 국채 발행은 정부 지출과 만기도래분 차환을 위한 조달이고, 바이백은 거래가 상대적으로 뜸한 기존 장기물의 시장 기능을 보완하는 부채관리 수단이다.
재무부도 같은 자료에서 바이백이 민간 보유 순시장성 차입을 크게 바꾸지 않는다고 밝혔다. 되사는 국채가 새 발행으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를 재무부가 위험자산 유동성을 직접 공급하는 정책으로 보는 해석은 공식 자료의 범위를 넘어선다.
국내 투자자가 주목하는 지점은 달러 자금의 이동 경로다. 미국 국채 발행 대금이 재무부 일반계정(TGA)으로 들어가면 은행권 준비금에는 감소 압력이 생긴다. 반대로 정부 지출이나 바이백 대금이 민간 계좌로 나가면 준비금은 늘어날 수 있다.
연준 H.4.1 통계에 따르면 8월 26일 기준 재무부 일반계정은 9507억3600만 달러(약 1307조원), 예금기관 준비금 잔액은 2조9249억3600만 달러(약 4022조원)였다. 재무부의 9월 말 현금 잔고 가정치와 실제 일반계정 규모가 이미 비슷한 수준에 있다는 뜻이다.
분기 리펀딩 자료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재무부는 8월 5일 1250억 달러(약 172조원) 규모 국채를 발행해 963억 달러(약 132조원)의 만기도래분을 차환하고 287억 달러(약 39조원)의 신규 현금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구성은 3년물 580억 달러(약 80조원), 10년물 420억 달러(약 58조원), 30년물 250억 달러(약 34조원)다.
시장 구조상 이 자금 이동은 비트코인 가격과 곧바로 연결되지 않는다. 다만 장기금리, 달러 유동성, 위험자산 선호가 함께 움직일 때 BTC도 가격 재료로 반응할 수 있다. 국채시장 조치가 크립토 시장에서 유동성 논쟁으로 번지는 이유다.
코인데스크(CoinDesk)는 장기물 바이백 확대가 장기금리 하락의 계기가 됐고, 비트코인이 며칠 사이 약 25% 올랐다고 전했다. 같은 보도는 약 40억 달러(약 5조5000억원) 규모 약세 포지션 청산과 현물 비트코인 ETF 자금 유입도 함께 언급했다.
더블록(The Block)은 번스타인(Bernstein) 분석을 전하며 재무부의 장기채 바이백 확대가 비트코인 반등의 촉매 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번스타인은 유동성 개선과 장기금리 하락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이 해석은 재무부 정책 하나로 BTC 가격 흐름을 설명하는 구조가 아니다.
반대 해석도 있다. 로이터(Reuters)는 바이백 확대가 채권시장에 단기 완화를 줄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 재정적자, 통화정책 불확실성 같은 장기 요인을 없애지는 못한다고 보도했다. 재무부 바이백은 연준이 준비금을 창출해 자산을 사들이는 양적완화(QE)와도 구분된다.
비트코인은 8월 중순 이후 8만 달러선을 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움직임에는 재무부 바이백, ETF 자금 유입, 숏커버링이 함께 작용했다는 해석이 제시됐다. 이번 사안도 단일 정책보다 달러 자금의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
핵심은 재무부 조치가 가격을 직접 움직였다는 단정보다 장기금리와 달러 유동성 해석이 시장 재료가 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7390억 달러 차입은 크립토 시장에 곧장 매도 압력으로 연결되는 수치가 아니다. 미국 정부의 현금 조달과 장기물 바이백이 동시에 진행되는 동안 비트코인 시장은 국채금리와 달러 유동성 변화를 함께 반영하고 있다. 확대된 장기물 바이백은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