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J. Waller)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자산이 달러의 국제 유통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월러 이사는 6월 22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5회 ‘달러의 국제 역할’ 회의 환영사에서 디지털자산,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달러의 국제 역할에 미치는 함의를 논의한다고 말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같은 연설문을 6월 30일 중앙은행 연설 자료로 게시했다.
그는 달러의 전통적 기반으로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의 규모·강도·깊이, 미국 제도와 법치에 대한 신뢰를 들었다. 다만 기술 혁신이 가계와 기업이 달러를 보유하고 이전하며 중개·정산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짚었다.
월러 이사는 분산원장기술(DLT)과 스테이블코인 같은 토큰화 자산이 기존 은행·결제 시스템과 나란히 또는 결합해 새로운 달러 중개 채널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간 부문이 달러 표시 자산 접근성을 넓히고 새 금융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며 “더 많은 경쟁은 일반적으로 소비자와 사회 전체에 더 나은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연준과 뉴욕 연은이 공개한 회의 일정에는 스테이블코인 거래,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 국경 간 결제 레일, 달러 자금조달 여건, 미 국채와의 연결을 다루는 세션이 포함됐다. ‘스테이블코인은 게임 체인저인가’라는 국제통화체제 관련 주제도 다뤄졌다.
핵심은 달러의 국제 역할이 약해지는지보다 어떤 결제·정산 레일을 통해 재편되는지에 있다. 연준은 7월 16일 FEDS Notes에서 달러가 외환거래, 국경 간 결제, 공식 외환보유액, 국제채권과 대출에서 중심적 지위를 유지한다고 정리했다. 같은 글은 월러 이사가 기술 혁신이 새로운 글로벌 달러 중개 채널을 만들고 있다고 봤다고 전했다.
중앙은행권의 시각은 한쪽으로만 기울지 않았다. 국제결제은행은 5월 5일 BIS Paper 170에서 스테이블코인 가치의 약 98%가 달러 표시라며 초기에는 기존 통화 위계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6월 23일 보도자료에서는 현재 형태의 스테이블코인이 화폐의 핵심 속성을 충분히 충족하지 못하고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결제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의제로 올린 흐름도 같은 배경에 놓인다.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시장의 결제 수단을 넘어 달러 유동성, 국경 간 결제, 미 국채 수요를 함께 움직일 수 있는 변수로 다뤄지고 있다.
이번 발언은 정책 발표가 아니라 회의 환영사다. 월러 이사는 스테이블코인이 달러의 국제 역할을 강화할지, 국제통화체제에 새 긴장을 만들지 모두 연구 의제로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