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과 테더(Tether)가 스테이블코인의 지급 신뢰성을 두고 맞섰다. BIS는 스테이블코인이 대규모 결제 수단으로 쓰이기 어렵다고 봤고, 테더는 유동성 자산으로 전액 준비된 구조라고 반박했다.
BIS는 28일(현지시간) 공개한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 코스(Pablo Hernández de Cos) BIS 총재의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 연설문에서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금을 비교했다. 데 코스 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이 단일성, 상호운용성, 금융 무결성 측면에서 현재 화폐의 기초 요건을 충분히 충족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데 코스 총재는 연설문에서 서로 다른 스테이블코인 간 결제 때 2차 시장 거래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가격 괴리가 커질 수 있어 액면가 결제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BIS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여러 확장 네트워크에 흩어진 발행 구조도 상호운용성의 제약으로 봤다. 같은 스테이블코인이라도 서로 다른 체인에 존재하면 위험하거나 비용이 큰 우회 수단 없이는 곧바로 호환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 테더 CEO는 BIS의 비판에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국채 같은 유동성 자산으로 100% 전액 준비된 도구라고 주장했다.
PANews는 아르도이노 CEO가 토큰화 은행 예금에 대해 은행의 약속에 기대며, 예금보험 보호를 받지 않는 은행 예금으로 뒷받침되고 통상 유동성 자산 준비율이 10% 수준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BIS가 실제로 우려하는 것은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부분지급준비 구조를 드러내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아르도이노 CEO는 “우리는 ‘진실이 드러나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스테이블코인을 은행 예금의 대체재로 볼 수 있는지, 아니면 별도 위험을 지닌 디지털 지급 수단으로 봐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과 맞닿아 있다.
BIS의 논리는 토큰화 예금에 무게를 둔다. 토큰화 예금은 은행 부채를 프로그래밍 가능한 플랫폼에 기록하고, 은행 간 최종 결제는 중앙은행 계정을 통해 처리하는 모델이다.
데 코스 총재는 이 구조가 중앙은행 화폐와의 액면 상환을 유지하는 데 더 적합하다고 봤다. 중앙은행 화폐를 결제의 기준점으로 삼으면 같은 통화 단위로 표시된 청구권이 액면으로 상환되는 구조를 지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BIS도 토큰화 예금이 이미 완성된 해법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연설문은 현재 여러 은행과 관할권을 아우르는 상호운용 토큰화 예금 생태계가 없다고 짚었다.
허가형 플랫폼에 갇힌 유동성, 거버넌스, 법적 확실성, 운영 복원력, 사이버 보안도 해결 과제로 제시됐다. 토큰화 예금이 지급 인프라로 자리 잡으려면 은행별 폐쇄망을 넘어서는 공통 기준과 결제 확정성 문제가 함께 풀려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 독자에게 이번 논쟁은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과 은행 예금 기반 토큰화 모델의 차이를 보는 문제다. 본지는 앞서 테더가 2026년 6월 30일 기준 총자산과 총부채를 공시한 사실을 전했다.
BIS는 스테이블코인이 특수한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지급 용도로 쓰이려면 액면 상환을 강제하는 투명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테더는 전액 준비금 주장을 앞세워 반박했고, 두 주장의 실제 시장 영향은 준비자산 검증과 규제 기준, 이용자 자금 이동이 함께 확인돼야 판단할 수 있다.

